▶ 슈틸리케 감독, 차두리와 장시간 단독 면담
▶ 후배들 “우승 트로피 선물하겠다” 한목소리
한국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9일 시드니의 레이카르트 오벌에서 훈련에 앞서 차두리와 뭔가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한국 대표팀의 수비수 차두리(35)는 31일 새벽 1시(LA시간) 벌어지는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 경기에서 국가대표로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대표팀 최고참인 그는 이미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결심한 상태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대표팀 감독은 29일 호주 시드니의 레이카르트 오벌에서 열린 훈련을 앞두고 차두리를 따로 불렀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깨를 감싸고 차두리를 필드 한가운데로 데려가 거기서 한참동안 둘만의 대화를 나눴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두 사람의 심각한 표정에선 무거운 주제가 논의됐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독일인인 슈틸리케 감독과 독일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차두리는 독일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고 감정도 공유할 수 있는 사이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애초 차두리는 지난해로 태극마크를 반납할 예정이었으나 슈틸리케 감독의 만류로 시기를 아시안컵이 끝날 때까지로 연기했다.
차두리는 은퇴를 고집하고 있지만 그의 경기력은 은퇴하기에 아까울 정도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의 활약과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없었다면 결승까지 오르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팬들의 사랑도 아직 많이 받고 있어 은퇴 계획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다. 심지어는 그의 은퇴를 연기하자는 인터넷 서명운동까지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차두리는 최근 취재진과의 대화나 기자회견을 회피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차두리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결승전을 앞두고 일단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고 귀띔했다. 평소 훈련장에서는 차두리의 장난기와 웃음소리가 가득했으나 이날은 묵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한편 팀내 후배들은 하나같이 차두리의 대표팀 고별전에 아시안컵 우승컵을 선물로 안겨주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수비수 김창수는 “선수들이 다들 차두리 형이 은퇴경기를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자고 뜻을 모으고 있다”면서 “준우승은 의미가 없다. 우승해서 두리형에게 마지막으로 큰 선물을 안기고싶다”고 말했다.
공격수 이근호(엘 자이시)는 차두리의 은퇴가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두리 형이 확실히 은퇴경기를 한다고 얘기했느냐”며 “실제로 은퇴한다면 선수들이 더욱 불굴의 투지를 불사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에서 두리 형의 비중은 경기장 밖에서도 엄청나게 크다”며 “그 고마움을 후배들이 운동장에서 더 열심히 뛰어 보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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