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번 전철 출근길 교통 내 손에 달렸지요 ”
▶ 전동차 정비를 내 몸처럼...입사 15년만에 한인 중 최고위직 올라
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은 지하철이다. 지하철은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 목적지까지 승격을 안전하게 데려다 주기 때문이다. 그런 지하철을 편리하게 이용하려면 잔고장이 없어야 한다. 지속적인 차량정비가 필수적인 것이다. 그래서 지하철 차랑 정비 팀원들은 밤낮 없이 분주하다. 플러싱 한인들이 즐겨 이용하는 7번 전철 노선에서 출근차량의 정비를 지휘, 감독하는 한인이 있다. 그는 바로 MTA 소속 차량정비부의 박병욱(57) 수퍼바이저다.
■전동차 정비사의 인연
그는 1957년 서울 강남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남다른 손재주가 있었다. 이미 초등학교 때 3라인 스위치를 만들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공군기계고등학교에서는 전자공학을 배웠다. 졸업 후에는 바로 공군 기술하사관으로 입대했다. 그 곳에서는 비행기 정비를 했다. 그리고 1984년 미국 이민 길에 오른다.
이민 후 자신의 전공과 유사한 직장을 찾기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청과, 세탁, 델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14년의 세월을 보내던 중 그에게 기회가 찾아 왔다. 직업은 뉴욕 지하철 기술직 공무원인 카 인스펙터(차량 정비사).
하는 일은 뉴욕시를 달리는 지하철을 수리하고 점검하는 것. 소개해준 사람은 현재 한인 중 지하철 기술직 공무원 최고참인 김기용씨. 같은 교인이었던 그에게 소개를 받아 전공과 체질에 맞는 기술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드디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게 된 것이다.
그는 “같은 교회의 교인이자 직장 선배로부터 소개를 받아 지하철 차량정비사가 될 수 있었다. 비행기 정비 경험도 있고 정비가 체질이라 그런지 일을 할수록 보람이 커져 이제는 평생직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수퍼바이저 탄생
그가 뉴욕시 지하철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8년. 입사 당시 한인으로는 올해 은퇴한 권홍명, 현재 최고참인 김기용씨 등 두 선배가 근무하고 있었다. 입사초기 그 선배들과 같은 노선에서 일을 한 것은 아니었기에 혼자 일을 배우면서 힘도 많이 들었다. 그럴수록 그는 기술력을 쌓는 자기계발에 채찍질을 가하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 그렇게 승객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량정비를 위해 분주한 손놀림으로 차곡차곡 실력을 연마하며 하루하루를 보낸 것이다.
그는 지난 7-8년 전 F 전철 노선에서 근무할 때를 떠올린다. 그 당시는 전동차의 출입문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어 승객을 내려놓고 정비창으로 귀환하는 횟수가 많을 때였다고 한다. 그러니 그런 고장으로 승객은 물론 회사에도 큰 부담을 주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기술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그 당시의 기쁨과 환희가 아직도 생생하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회상한다.
그는 입사하고 15년 동안 수많은 전동차를 점검하고 정비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하철 안전에 힘썼다. 그러다보니 베테랑 정비사가 될 수 있었다. 결국, 입사 15년이 되던 지난 2013년도.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시험을 치러 한인 중 최고직위인 수퍼바이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입사초기 외로운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같은 한인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그런 모습을 가슴 속에 담고 있었다. 현재 한인 지하철 차량정비사는 처음에 비해 많이 늘어난 40-5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슈퍼바이어가 높은 지위는 아니지만 한인들이 MTA에 더 많이 들어와 자리를 잡는데 발판이 됐으면 한다”고 말한다..
■전동차를 내 몸처럼 여기고
그가 현재 하는 일은 플러싱 7번 전철 노선에서 뉴욕시 지하철 전동차 정비를 책임지고 있다. 근무시간은 밤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수퍼바이저로서 팀원의 가용인력은 20명. 그들과 매일매일 밤새도록 출근시간에 필요한 지하철 32대(전동차 300량 이상)의 정비, 점검을 완벽히 마치는 것이다. 아침 출근길 승객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더 나가서는 7 전철이 더욱 믿음직스럽고 안전한 서민들의 발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전동차도 생명체와 같다. 계속 운행하다 보면 노후화 된다. 그러다 보면 삐걱거리기 마련이다. 이걸 예방하려면 꾸준한 점검과 정비밖에 답이 없다. 그러니 전동차를 내 몸처럼 여기고 점검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수퍼바이저가 된 후 브롱스에서 일하다다 지난 6개월 전부터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7번 전철을 이용하는 한인들이 많다보니 더욱 신경이 쓰인다. 아무리 열심히 보고 또 봐도 고장이나 불량발생을 100% 다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선로를 주행하던 차가 일순 멈춰버리거나 운행이 지연되는 때는 승객들이 가장 난감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팀원 모두와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 정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그는 “매일매일 최선을 다 하고는 있지만 때로는 작은 결함이 생길 때도 있다. 승객들이 편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며 자신이 정비한 전동차로 고객 불편이 덜어지면 행복은 조금 더 보태지는 것임을 귀띔한다.
■평생직장
그는 지하철 기술직 공무원의 매력은 “정년이 없는 평생직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을 우선으로 꼽는다. 또 기술력에 따라 고된 노동을 피할 수 있고, 기술력 향상에 따라 자신만이 일 처리를 할 수 있는 장점도 털어 놓는다. 취업할 당시에 연령제한도 없고 정식직원이 되면 의료보험, 은퇴연금, 연 4주휴가 등 시 공무원에 해당되는 복지혜택 보장 등 다양한 매력도 있다고 귀띔한다. 그래서 그는 보다 많은 한인들이 지하철 기술직에 많이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지하철 기술직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전기, 전자, 기계, 자동차 정비 등의 기초 실력을 필수,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기본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입사한 후의 기술력을 쌓아 나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고 자신이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한다.
때문에 어느 정도 기술력이 있는 한인들이 이곳에서 삶의 터전을 잡고 정착하기에는 좋은 직장이라고 추천한다. 한인지하철공무원협회 창립 멤버였던 그는 지하철 기술직 공무원 취업에 관심 있는 한인들은 한인지하철공무원협회에 문의할 것을 권한다. 공개채용 시험이 있을 때마다 취업설명회를 하고 있는 지하철공무원협회를 통하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 각종 시험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인들의 기술적인 실력은 타민족보다 월등하다. 그런 한인들이 지하철 기술직에 많이 진출해 낯선 이국땅에서 행복한 삶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를 바란다. 그를 위해 현직에 근무하는 한인들이 모인 지하철공무원협회가 공개채용이 있을 때마다 순수봉사차원에서 설명회를 하고 있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취업설명회때마다 적극적인 활동을 했던 그는 “열정과 헌신을 통해 실행되고 교육되고 끝이 있을 때까지 그 결실을 맺기 위해 노력하는 현 임원들에게 큰 감명을 받는다”며 “도움을 받았던 위치에서 또 다른 도움을 주는 위치로 바꾸어 보는 것도 삶 중 하나의 큰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직하고, 최선을 다하라”
그는 어린 시절 액자에 걸린 가훈은 없었지만 부모로부터 ‘정직해라, 최선을 다하라’라는 얘기를 누누이 들었다. 자라면서는 그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했고 그 부모님의 소리는 아직도 마음속에 자리 잡혀 있다고 한다. 그가 지금 1녀1남의 두 자녀에게 이르는 말도 ‘정직, 최선’이다. 단, 그전에 예수님의 말씀처럼 살라고 가르친다. 그는 신앙인으로서 이웃을 사랑하고, 현재의 삶에 감사하며 살려고 한다.
그는 군대동기 여동생을 만나 결혼했다. 약 30여 년의 세월을 함께 하면서 그가 감사하는 것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내에 대한 감사란다. 그는 통 큰 마음씨와 몸매 등 아내의 모든 것이 “내 눈에 기가 막힌 안경”이라며, 참으로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는 직장에서는 인간관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차량정비사로 일할 당시는 몇몇의 권위주의적인 수퍼바이저들 때문에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실무자의 지식을 무시하거나 수퍼바이저들의 차별과 횡포가 자주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것을 아는 그가 지난 2013년에 수퍼바이저 역할을 맡게 됐다.
그도 처음에는 하급자들과 상명하복식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그러다 자신이 수퍼바이저로서의 권위와 유리함을 내려놓고 생산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체질 개선을 꾀했다. 다행히 팀원들 모두가 그 인간적인 관계를 높여 현재는 효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인터뷰 내내 ‘정직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이 엿보이는 그의 모습에서 앞으로 7번 전철 노선이 잔고장이 줄어 승객들이 편리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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