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확인한 어린이집 폐쇄회로 동영상. 앉아 있는 보육교사가 4세 여아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이려다 뱉어내자(왼쪽) 오른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쳐(가운데) 아이가 바닥에 세게 나동그라지는 장면. <연합>

한국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짜리 여자아이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한국은 물론 미주 한인들 사이에서도 공분이 일고 있다.

인천의 연수경찰서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낮 12시50분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 교실에서 4세 된 딸이 보육교사(33·여)로부터 폭행당했다는 부모의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이 확인한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동영상에는 이 보육교사가 원생들의 급식 판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여자아이가 음식을 남긴 것을 보고 남은 음식을 먹게 하다가 아이가 이를 뱉어내자 오른손을 크게 휘둘러 머리를 한 차례 강하게 내리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보육교사의 폭행을 당한 아이는 바닥에 세게 나동그라졌고, 교사가 자리를 떠나고 이 아이가 자신이 뱉은 음식물을 닦아내는 장면도 동영상에 담겼다. 또 다른 아이들 10여명이 겁먹은 듯 교실 한 쪽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이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은 지난 12일 이 보육교사를 불러 조사했으며, 아동복지법상 학대죄 등을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동영상이 공개된 후 학부모들 사이에서 ‘안 맞은 아이가 없다’는 진술이 나오는 등 피해 증언이 잇따르면서 학부모들이 시위에 나서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이 어린이집에서 폭행이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는 주장이 부모들 사이에서 제기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문제의 보육교사가 실로폰 채로 남자 아이의 머리를 1차례 때리는 장면과 남자 아이에게 점퍼를 입히는 과정에서 자신 쪽으로 아이를 강하게 당기는 장면 등 학대 행위가 담긴 동영상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1급 보육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진 문제의 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습관을 고치려는 훈계 차원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네 살짜리 폭행 동영상을 본 한국민들과 미주 한인들은 “맞벌이 부모들이 아이를 믿고 맡기는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어린아이를 이렇게 무자비하게 폭행할 수 있는가”라며 분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