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정치 1번지’ 새크라멘토 주청사를 가다 [1]
고색창연한 주 상원 본회의장/주청사 중앙돔 홀 등이 가주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
1869년 지어진 캘리포니아 주청사의 위용
캘리포니아주의 수도인 새크라멘토는 ‘가주 정치 1번지’다. 웬만한 국가와도 맞먹는 규모의캘리포니아의 정치 중심인 이곳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청사(California State Capitol)는 지난 12월 영 김 주 하원의원의 취임 선서로 52년만에 처음으로 남가주 출신 한인 주 의원이 입성한 역사적 사건의 장소가 됐다. 북가주 내륙의 농업지대 중심에 위치한 새크라멘토 다운타운 서쪽 중앙에는 주청사가 높게 솟아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캘리포니아 주 살림은 모두 이곳에서 시작된다. 현재 주청사에는 제리 브라운 주지사 사무실, 주 상·하원 본회의실 및 의원 사무실이 자리한다. 1869년 11월26일 문을 열어 14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 주청사를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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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양식 돔 건축물
매일 방문객 발길 이어져
중앙홀 둘러싼 벽화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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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담은 현존하는 역사 현장
캘리포니아 주청사는 서쪽을 바라보며 3층짜리 석조 건축물로 건설됐다. 건축가 M.F 버틀러는 영국 빅토리아 양식으로 거대한 돔(216피트)이 청사 중앙에 자리한 당시로선 전형적인 정부기관 형태의 건축물을 디자인(건축설계는 레벤 클라크 담당)했다. 덕분에 주청사는 오늘날까지 아름다운 건축미를 자랑하며 수많은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주청사는 일반인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
청사 남쪽과 북쪽 출입구에서 소지품 검사를끝내면 청사 1층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주청사 본 건물은 동쪽에 신축된 이스트윙 별관과도 연결된다.
일반인은 주중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 매 시간마다 지하 1층 중앙돔 홀(rotunda)에서 청사 직원이 안내하는 무료 투어를 이용할수 있다. 이곳 중앙홀을 둘러싼 ‘벽화’는 캘리포니아 과거, 현재, 미래를 담아 꼭 한 번 둘러볼 만하다.
첫 번째 벽화는 16세기 에스파냐 원정대가범선을 타고 샌디에고 베이에 도착해 북미 원주민과 만나는 장면을 소개한다. 두 번째 벽화는 18세기 에스파냐 선교사들이 샌디에고부터샌프란시스코까지 미션을 세우는 장면, 세 번째 벽화는 1848년 시작한 ‘골드러시’ 열풍에따른 가주 성장과 인구 증가를 다뤘다. 마지막네 번째 벽화는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부터 가주 민주주의의 미래를 담았다.
청사 안내를 맡은 가주 주립공원국 소속 리차드 그라니스는“ 이 벽화는 청사가 세워질 당시 1층에 있던 것을 1907년 지진 보강공사 때지하로 옮겨온 것”이라며 “캘리포니아 문화다양성을 함축적으로 상징한다”고 말했다.
▲역사 보존, 가주 정체성 함양
3층짜리 주청사 본관을 둘러보면 주립공원관리국이 현세대와 미래 세대에게 가주 역사를 알리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쉽게 느낄 수있다. 특히 청사 본관은 과거 유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수많은 공무원들이 오가며 주 정부 심장으로 기능한다.
청사 1층은 역사박물관으로 주검찰 전시관,재무국장 사무실(~1933년), 총무처장 사무실(~1902년), 주지사 사무실(~1906년)이 나란히자리하고 있다.
이들 사무실은 당시 고위 공직자들이 썼던책상과 의자, 사무기기와 필기도구 등을 그대로 전시해 놓았다. 특히 남서쪽 끝에 자리한 주지사 사무실은 천장 벽화부터 카펫, 초창기 전화기(주지사는 1인용 커다란 전화부스에 들어가 통화를 해야 했다), 각종 서명문서, 필기도구 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청사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한 방문객은 아무것도 손대지 않는 조건으로 직접 주지사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는데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을 준다. 리차드 그라니스는“ 1년 동안 약 가주 청소년 약 100만명이 필드 트립을 와서 주정부 역사를 체험한다”면서“ 카운티마다 재정상황이 달라 최근에는 주지사 사무실에서 각 학교 교실과 곧바로 연결하는 온라인 생방송 시스템도 구축했다”고 안내했다.
현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별관 1층으로 옮겨진 현대식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주지사실앞에는 가주 고속도로 순찰대 경관 2명이 보안을 담당하고 아놀드 스와제너거 전 주지사가 선물하고 간 황금 곰상이 입구를 지키는 모습이 볼거리다.
▲상·하원 의사당 본회의실
청사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상원과 하원 본회의실 방문이다. 주 의회는 연방 의회와 마찬가지로 상·하원이 각기 독립해 양쪽이 의사결정 일치를 봐야 법률안이 마련된다. 현재 가주상원의석은 40석(민주 26석-공화 14석), 하원의석은 80석(민주 52석-공화 28석)이다. 상·하원 의원 모두 유권자를 대표하는 선출직이다.
청사 본관 2층 남쪽에는 상원 본회의실이, 북쪽에는 하원 본회의실이 자리하고 있다.
다만 가주 역사가 시작될 당시 정치권이나건축가는 상·하원의‘ 권위와 상징’까지는 무시하지는 못한 것 같다. 실제 상원 본회의실은 빨간색 카펫, 금장식 외벽으로 상당히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다. 상원의장석 양 옆에는 왕과 왕비를‘ 상징’하는 의자가 오늘날까지 자리를 지킨다. 상원 본회의실은 19세기 유럽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담고 있다. 의장석 바로 위에는금색으로‘ 상원의 의무를 다하고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라’는 라틴어 문구가 쓰여 있다. 미국건국의 아버지인 조지 워싱턴 대형 초상화는의장석 정 중앙에 걸려 현직 상원의원들에게공직자의 의무와 책임을 각인시킨다.
하원 본회의실은 녹색 카펫 내벽, 금장식 테두리로 꾸며졌다. 의장석 위에는 하원의원 출신인 아브라함 링컨 초상화가 걸렸고 ‘법안을통과시키는 일은 입법자의 의무’라는 라틴어가쓰여졌다. 과거와 달리 상하원 본회의실에는전자투표제를 위한 전광판이 추가됐다.
상원의석과 마찬가지로 각 지역구를 대표하는 80개 의석은 생각보다 소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상원과 하원 본회의실은 1869년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가주 의원들은1864~1890년 존 브루너 가구사가 당시 개당12달러에 납품한 책걸상을 계속 사용한다.
가주 의원들은 역대 선배들의 정신과 손길이 거쳐 간 자리에 앉아 ‘부강한 캘리포니아’란 꿈을 계승하는 셈이다.
<글-김형재 기자>
<사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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