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폭발시켜 경비원 따돌린 후 교실 돌며 학살극
16일 파키스탄 북부 페샤와르에서 발생한 탈레반 반군의 ‘학교 테러’는 8시간 동안 148명의 목숨을 앗아간 광란의 유혈극이었다.
끔찍한 유혈 테러극은 16일 오전10시30분께(현지시간). 페샤와르의 학교 후문 쪽에서 차 한 대가 폭발한데 이어 무장괴한 일당이 총기를 난사하며 건물 안으로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폭발한 차량 쪽으로 경비원들이 몰린 사이 학교 건물 벽을 타고 올라온 괴한들 중 일부는 파키스탄군 군복 차림이었고 모두 폭탄을 두른 조끼를 입고 있었다.
수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의 탄약과 무기를 가지고 들어온 이들은 인질을 잡지도, 별도의 요구를 하지도 않은 채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하며 곧바로 ‘인간사냥’을 시작했다.
당시 학교에는 8∼10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치거나 강당에서 특강을 듣고 있었고, 일부는 교실에서 파티를 열고 있었다. 총소리에 놀란 학생들은 책상과 의자 밑으로 몸을 숨겼지만, 괴한들은 교실마다 문을 부수고 숨은 학생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총알을 쏟아 부었다.
이 학교 9학년 학생인 아흐메드파라즈(14)는 “괴한들이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쳤고 그 중 한 명이 ‘많은 어린이가 의자 밑에 숨어 있으니 죽여라’고 말했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강당에서 대령으로부터 응급처치 교육을 받던 중 그들이 쳐들어와 총을 쏘고 폭발물을 터뜨렸다. 대령은 물론 내 앞에서 40∼50명이 죽는 걸 봤다"고 처참했던 상황을 전했다.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살아난 샤루크 칸(16)은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한 여교사가 손에 총을 맞고 비명을 지르자 괴한이 다가가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총을 난사했다고 덧붙였다.
테러범 일당이 교사를 산채로 불태우고 학생들에게 그 모습을 보도록 강요했다는 생존자 증언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군 소식통도 NBC방송에 “테러범들이 교실에서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 교사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악몽’이 시작된 지 15분가량만에 파키스탄군이 현장에 도착, 진압을 시작했지만, 이 학교 학생들이 입은 초록색 교복은 이미 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병원에 실려 온 사상자들은 대부분 10∼16세의 청소년이었다. 이 날 테러로 학생 132명과 교사·교직원 9명 등 148명이 사망했고 124명이 다쳤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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