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 고사하고 아시안 조차 별로 없는 지역에 사는 나는 한인타운으로 외출하는 날은 가슴이 다 설레곤 한다. 볼일을 끝낸 후 한인타운을 배회하면 고향 같은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갈 때면 매번 씁쓸한 불쾌감에 휩싸이곤 한다.
한인타운에 갈 때마다 들리는 작은 한국 마켓도 그곳에 있다. 걸어 다닐 수 있는 한인주민들 상대로 하는 동네가게라 할 수 있겠다. 정다운 장소가 아니겠는가.
“안녕하세요?” 손님인 나는 어김없이 인사하며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러나 주인은 눈길조차 보내오지 않는다. 가족들이 운영하는 가게인데 주인들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마치 ‘원수’를 만난 듯 불친절하다.
‘안녕하세요?’ 한마디가 뭐가 그리 어렵단 말인가. 한인타운 거리에서도 상점에서도 한인들을 만나면 쓰윽 외면하는 게 예의처럼 되어 있다. 심지어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친한 사람들과는 죽고 못 살 듯 살갑지만 그렇지 않은 사이에서는 가벼운 목례조차 인색하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날씨가 참 좋군요’ ‘실례했습니다’ ‘미안합니다’ - 그렇게 말 좀 하고 살자. 한인들은 물론 타민족들 모두에게 말이다. 낯선 사람들과 눈이 마주칠 때 가벼운 미소를, 아니면 ‘안녕하세요’ 하고 입술을 열어보자. 그 한마디가 하루를 활력 있게 바꾸어 놓을 테니까.
김주앙 /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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