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 도입, 5만명만 당첨 기회
▶ 이민개혁 따라 향후 폐지될 수도
미국으로의 이민자수가 적은 국가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연방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미국 영주권 추첨에 올해 전 세계에서 무려 1,100만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2015∼2016회계연도 추첨 영주권 신청자가 지난해보다 21%나 늘어난 1,1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고작 0.5%에 해당하는 5만명만이 미국 영주권이라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다.
’다양성 비자정책’으로 불리는 미국 영주권 추첨제도는 미국 이민자의 다양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1990년 도입됐다.
추첨 영주권 신청자격은 이미 미국에 이민자가 많은 멕시코, 중국, 인도, 한국 등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 국민에게 열려 있으며, 한인들 중 출생지가 북한으로 돼 있는 경우도 신청을 할 수 있다.
신청자의 특기나 학력은 따지지 않는다. 이 제도로 미국 영주권을 받은 사람 가운데 택시 운전사도 있고 최첨단 기술 기업가, 심지어 농구선수도 있다.
연방 국무부는 내년 5월 전자추첨 방식으로 10만명을 추린 뒤 면접과 범죄 관련신원 조회, 건강검진을 통해 최종 합격자 5만명을 결정한다. 이들은 미국 영주권과 함께 나중에 미국 국적 취득 기회를 받는다.
한 사람이 몇 번이든 신청할 수 있어서 에티오피아 같은 나라에서는 미국 추첨 영주권 신청기간에는 온 나라에 난리가 난다. 그러나 이 제도는 곧 사라질 운명이다. 지난해 연방 상원은 이 제도를 폐지하는 항목이 포함된 이민개혁법안을 의결한 바 있어 공화당과 민주당이 포괄적인 이민정책 개선에 합의하면 사라질 운명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추첨 영주권은 비숙련 노동인력 유입이 우려되며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미국에 친인척이나 고용주가 있는 이민 희망자보다 미국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개인에 더 유리한 불합리한 제도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코넬대 로스쿨의 스티븐 예일-로어 교수는 “가족 재결합이나 미국 경제 활성화, 또는 정치적 박해를 받는 망명자 보호 등 어떤 기여도 하지 못하는 이 제도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추첨 영주권 제도 존속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연방 의회 흑인 의원 모임인 ‘블랙 코커스’는 이 제도가 아프리카계의 미국 이민통로가 되고 있다며 존속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이민자 가운데 흑인은 5%에 불과하며 고숙련 기술자나 고학력자, 고액 투자자에게만 주로 주어지는 영주권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미국으로 이민하는 기회를 거의 막아놓았다는 것이다. 추첨 영주권을 받아 미국에 온 이주민 절반가량이 아프리카 출신이다.
뉴욕 흑인집단 거주 지역 브루클린이 지역구인 이벳 클라크 연방 하원의원(민주)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미국으로 올 수 있는 이 전통을 존속시켜야 한다"면서 “특히 아프리카, 카리브해 지역, 동유럽 지역에서는 이 제도가 아니면 미국으로 이주할 기회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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