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상 건립, 한일관계에 악영향…”
▶ 미주총연 관계자 등과 글렌데일 방문 중 폄하, 역사 바로세우기 찬물
지난 25일 글렌데일 소녀상을 방문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미주총연 제공>
미주 한인 차세대 대회 참가차 남가주를 방문 중인 박관용 전 한국 국회의장이 글렌데일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한일관계 개선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미주 한인사회의 일본 역사 왜곡 바로잡기 노력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관련 한인 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가주한미포럼과 월드 코리안에 따르면 박관용 전 의장은 지난 25일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 관계자 및 한인 1.5~2세 차세대 참가자들과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을 단체 방문해 헌화한 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미국 내 소녀상 건립이 한일관계를 악화시킬 뿐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공개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의장은 버스 안에서 마이크를 잡고 동북아 정세를 소개하겠다며 한일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장은 또 “글렌데일 소녀상은 반일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일본 내의 반감도 엄청나다. 역지사지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광복 70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과거의 아픔도 묻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한인 단체 관계자들은 한국에서 국회의장을 지낸 정치인이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LA 한인회 한 관계자는 “한 마디로 창피하다”며 “미주 한인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알리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나. 도움은 못줄망정 찬물을 끼얹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 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주한미포럼의 윤석원 대표는 “미국 정치인과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이 성노예 문제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일관계가 정상화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며 “박 의장은 미국 정계의 입장도 모르고 망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관용 전 의장은 28일 본보와 통화에서 “현장에서 소녀상 건립 동기는 일본 정부가 고노담화, 무라야마 담화를 무시하고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인해 세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제한 뒤 “한일관계를 갈등 관계로 계속 가서는 국가 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일본을 무조건 폄하하는 모습은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의장은 이어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 협력적인 모습으로 끌고 가야 한다”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소녀상 자체가 양국 관계 개선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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