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대학의 졸업사진 촬영 시즌을 앞두고 대학생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 전문 미용실에서 화장이나 머리손질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상식적인 선을 넘어 지나치게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고 이에 편승한 강남 등지의 전문 미용실들이 고가의 졸업사진 패키지 상품을 내놓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 서울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지에서는 2학기 졸업앨범 촬영이 한창이다.
사진을 찍는 학생들은 짙은 화장을 하며 한껏 꾸미고는 즐거워하는 모습이지만, 촬영을 준비하는 데 학생들이 들이는 비용은 절대 만만치 않다.
강남의 한 업체가 홈페이지에서 밝힌 졸업사진 촬영용 메이크업 비용은 ‘현금 특별 할인가’로 22만원, 카드로 결제하면 24만원이 넘는다.
다른 업체도 대부분 10만원대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루 촬영만을 위해 들이는 비용이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청담동에서 메이크업을 받기로 했다는 여대생 박모(23) 씨는 "화장과 헤어스타일 세팅을 하는 데 15만원이나 쓰는 것이 부담됐지만 친구들이 다 청담동으로 간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며 "요즘은 남녀 할 것 없이 비싼 메이크업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추세"라고 전했다.
메이크업뿐 아니라 사진 촬영을 앞두고 간단한 성형을 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작년에 졸업사진을 찍은 이모(24·여) 씨는 "졸업사진 촬영을 앞두고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턱, 이마에 지방이식을 받았다"며 "지방이식과 헤어 메이크업, 정장까지 200만원이 넘는 돈을 썼지만 선명한 인상으로 졸업사진이 나와 만족한다"고 말했다.
강남에 있는 한 메이크업 샵 관계자는 "졸업사진 시즌이다 보니 보통 하루에 오는 학생이 10명은 넘는다"며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예약이 다 차서 손님을 더 못 받는 날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싼 메이크업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여대생 김모(24) 씨는 "과외수업하며 번 돈으로 해결하려고 이대 근처에서 7만원을 주고 메이크업을 받았지만 삼삼오오 모여 강남으로 가는 친구들을 보니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졸업사진을 위해 예쁘게 꾸미는 것 자체가 하나의 유행처럼 됐다"며 "유행에 끼지 않으면 소외당할지 모른다는 심리 때문에 무리한 지출을 해서라도 편승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졸업 사진을 찍는 것이 하나의 이벤트이자 좋은 추억이 될 수 있겠지만 단지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그 의미는 퇴색된 채 상업적으로만 이용될 수 있다"며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벤트로 즐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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