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난 선천적 이중국적자들에까지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적이탈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본보 5월13일자 A1면>이 또다시 각하됐다.
지난해 9월에도 같은 내용의 헌법 소원이 제기됐지만 각하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7일 워싱턴 DC에서 활동 중인 전종준 변호사가 아들 벤자민(23)의 이중국적 문제로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청구기간이 지났다"며 각하결정을 내렸다고 전 변호사가 23일 밝혔다.
헌재는 "헌법소원 심판은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사유가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며 "청구인이 미국에 계속 거주했다는 사유만으로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할 객관적인 불능의 사유가 있다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정했다.
전 변호사의 아들 벤자민은 지난 3월 자기가 다닌 미국 내 대학의 자매학교인 한국의 연세대에서 공부하기 위해 입학허가를 받았으나 비자신청 과정에서 자신이 이중국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전 변호사는 지난달 22일 "선의의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에게까지 병역 의무해소 전 국적이탈의 자유를 제한한 국적법 규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지난해 9월에도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한인 2세인 김모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한국의 현행법상 외국에서 출생했어도 부모 중 한명이 한국 국적이면 속인주의에 따라 한국 국적자가 된다. 이 경우 남자는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 국적을 선택해야 하고 만약 이 때 까지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병역 문제가 해소되는 38세까지 한국 국적을 아예 포기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상당수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한인 2세들은 "국적 이탈 시기를 한국 정부가 알려주지 않고 해외에서 태어나 자란 2세들은 이 법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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