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유일한 한인 탐정인 이순기(사진) 탐정은 다소 화려한 색상의 차량을 타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탐정 업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이 탐정이 먼저 “이렇게 화려한 차를 타다가 갑자기 일반적인 차로 바꿔 타야 의심을 받지 않는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2010년 뉴욕시경(NYPD) 경관에서 은퇴한 후 탐정이라는 생소한 분야로 뛰어든 이 탐정은 경찰 명찰을 달고 있을 때보다도 몇 배는 바쁜 인생을 살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때론 억울한 사람의 누명을 풀어주기도 하고 누군가를 간절히 만나야 하는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기도 한다.
가끔은 시끄러운 싸움 한복판에서 한쪽 편을 들어야 할 때도 있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큰 원망이 될 때도 많은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탐정은 “진실을 찾는 일이기 때문에 원망을 들어도 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탐정은 “최근 연방수사국(FBI)에 메디케어 사기사건으로 기소된 중국계 의사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수년 전 그 의사와 함께 일했던 40명이나 되는 증인들을 일일이 찾아내 결국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다”며 “이처럼 각종 기록은 물론 의뢰인에게 필요한 사람을 추적하는 것이 탐정의 주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가장 보람된 순간은 미국으로 입양을 보낸 자녀들과 한국의 부모를 연결해 주는 일이라고. 지금까지 부모 30여명의 의뢰를 받아 입양간 자식들과 연결해줬다.
이 탐정은 “부모들 대부분이 이미 자식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건너와 어렵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자식을 멀리 보내 놓고도 조금이라도 가깝게 있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 나를 버렸느냐고 따지는 자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찾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더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헤어진 가족과 재회한 의뢰인의 대부분은 이렇게 말을 해요. 헤어진 이유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다시 만났으면 됐다고. 이런 장면을 보고 있으면 당연히 가슴이 찡해지죠.”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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