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출신 한인 2세 줄리아송, 엘리스 송 쌍둥이 자매는 명문대 학부와 의대를 졸업한 재원이다. 쌍둥이 자매는 패사디나와 롱비치에서 안과 병원을 운영한다. 자매는 첫 진료를 시작할 때 “우리의 ‘뿌리’인 한인사회에 환원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쌍둥이 자매는 2011년 우연히 북한을 방문한 뒤 북한 주민을 위한 시력 지킴이로 나섰다. 김일성대학 의대와 평양의과대 의료진에겐 안과질환 최신 정보와 치료법도 안내한다. 매년 북한을 방문하는 자매는 현지 의료기기 부족을 가장 마음 아파한다.
미주 한인사회가 재정의 상당수를 지원하는 평양과학기술대학. 장차 북한을 책임질 엘리트 양성소가 된 이 대학 학생들은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한다. 평양과학기술대학 진료실에는 한인 1세 치과의사가 상주한다. 지난 2월 BBC가 유튜브에 공개한 ‘북한 교육’(Educating North Korea)이란 영상에서 60대 한인 치과의사는 정성껏 대학생들 치아를 고쳐준다. 대학생들은 생애 처음 치과진료를 받는다며 고마워했다.
남북관계는 여전히 긴장 모드에 있지만, 이들 한인 의사들은 봉사의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시민권을 취득한 1세 의사들은 90년대부터 ‘북한 의사 초청 미국 연수’를 지원했다. 그들은 북한 주민 의료복지 개선을 위해 십 수년째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누구보다 똑똑하다는 의사들이 북한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조미의학과학 교류촉진회 회장 박문재 박사는 “의학 교류와 의료 지원은 인도주의 선행이자 동족사랑”이라고 말한다. 한인 의사들은 사는 세상은 다르지만 말과 민족이 같은 북한 동포를 외면하지 않는다.
14년 이상 북한 의료지원에 나선 박문재 박사와 동료들은 최근 1세 의사들이 나이가 들어 세대교체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한다. 박문재 박사는 “북미 의학교류와 의료지원을 이끌어갈 차세대 양성이 시급한 이슈”라며 “2008년을 전후해 남북한 대립구도로 남한 의사들 방북도 끊겨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인 의사 20여명은 5월3일부터 일주일 동안 북한 의료지원에 나선다. 이들은 평양 의학과학토론회에서 전공분야 정보와 치료성과를 설명한다. 특히 2년 만에 재개된 북한 의료지원에 한인 2세 의사들도 여러 명 동참하기로 해 1세 의사들의 기대가 크다.
남북 분단의 현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주 한인 의사들은 묵묵히 동포를 찾는다. 남과 북이 예전처럼 손잡기를 희망한다. 북한 주민은 기아에 허덕이고 질병에 시달린다는 비난에 앞서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나눈다. 아직은 소수일지라도 이들의 봉사가 좋은 결실을 맺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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