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인의류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윤세 의류협회장의 목소리에는 안타까움이 묻어 나왔다. 한인의류업계가 주축이 되어 준비 중인 ‘제2회 LA 어패럴 쇼(LAAS)’ 개막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한인 업주들의 참여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 내부에서는 행사를 취소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동참할 것으로 믿었던 한인업체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시카고와 애틀랜타 등 타 지역에서 열리는 대형 의류쇼들은 이미 오랜 역사를 통해 인지도가 매우 높다. 이는 매출과도 직결된다. 바이어들은 현장에 가서 전시된 제품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상품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즉석에서 주문을 하기 때문에 사업진행이 훨씬 수월하다. 비록 먼 거리를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참가하는 것이지만, 그만큼 수익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반면 LAAS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우선 LAAS를 찾는 바이어들의 성격이 여타 행사와는 다르다. 이들은 즉석에서 구매를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사전에 미리 약속을 해두지 못하면 의류업체가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든다.
상황이 이러니 한인업주들이 LA 행사 대신 다른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LA의 의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인업체들이 스스로 만들어 발전시킬 수 있는 의류쇼를 시작 2년도 안 돼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게 과연 잘 하는 일일까?
이번 쇼에는 노스트롬, 블루밍데일 등 유명 백화점에서 500명이 넘는 바이어들이 총출동한다. 한인업주들로서는 대형 바이어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바이어들이 당장 주문을 하지는 않더라도 이번 기회에 네트워킹을 잘해놓는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의류협회가 이 행사를 마련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이것 때문이었다. 비록 당장은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없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씨를 뿌리는 기회로 만들고, 또 이를 통해 한인 중심 의류 이벤트를 여느 쇼에 뒤지지 않는 대형 행사로 육성하려는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모두가 힘을 모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의류시장에서 한인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과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LAAS는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하며, 이를 위해 한인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지난 해 처음 열린 행사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올해 외면해 버린다면 우리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발판도 함께 사라져 버릴 수 있다. 지금이라도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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