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동계 올림픽을 보면서 선수들의 경기하는 모습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모든 종목 선수들의 동작에서 스피드와 균형이 다 중요함을 보았다. 가파른 언덕을 구비 구비 내려가는 스키선수, 하늘을 새처럼 반듯이 나르는 스키점퍼, 칼날 하나에 온 몸무게를 싣고 코너를 돌아가는 스피드 스케이터, 한발로 서있기도 힘든 빙판을 뱅뱅 돌면서도 쓰러지지 않는 나비 같은 피켜스케이팅 선수들….
수년간 온몸으로 피땀 흘려 이루어낸 그들의 아름다운 몸짓에 감탄하며 찬사를 보낸다. 온몸의 기관과 신경이 서로 연결되어 움직이는 인체의 유연성과 평형감각에 다시 한번 놀란다.
사람들의 평형감각은 귀의 안쪽(내이)에 있는 전정기관과 세반 고리관에서 이루어진다. 전정기관은 위치를 감각한다. 림프액이 들어있는 3개의 반고리관은 서로 직각을 이루어 몸이 어느 방향으로 회전하더라도 관속에 있는 림프가 회전 방향을 감지해 평형을 유지한다.
속귀의 문제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대부분 별 전조증상 없이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 구토 증세를 동반한다.
귓속의 평형기관과 연결되어 평형을 조절하는 뇌는 소뇌이다. 소뇌에 이상이 생기면 기본 운동 조절기능 자체를 잃고 평형감각이 무너진다. 따라서 자주 넘어지게 되며, 팔다리에 마비가 생기기도 하고, 혀를 움직이는 것이 힘들게 되고 체온조절이 되지 않아 땀을 많이 흘리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세를 급하게 바꿀 때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어지러움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현상을 기립성 저혈압이라 한다. 앉았거나 누워있을 때는 뇌로 혈액이 잘 공급되다가 빨리 일어날 경우, 혈액공급이 순간적으로 부족해서 생기는 증세이다. 동맥경화로 인해 탄력이 떨어진 혈관이 즉각적으로 수축을 못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경과하여 혈관이 수축하기 시작하고 다시 뇌로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되면 어지러움증이 스르르 사라진다. 이런 분들의 혈관은 콜레스테롤, 당뇨, 고혈압, 운동부족 등에 의하여 탄력성을 잃어버린 동맥경화증이 많다.
기립성 저혈압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을 잘 조절해주고, 운동을 많이 하여 동맥의 탄력을 증진 시켜주면 좋아질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혈관 뿐 아니라 생각에도 탄력성이나 유연성을 잃어버리는 경화현상이 오는 것을 본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생각의 폭이 좁아지며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상대방의 좋은 의견을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런 현상은 일상대화에서도 볼 수 있고,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회의에서 더 뚜렷이 나타난다. 회의에 참석해 보면 유독 발언을 많이 하며 본인의 주장을 반드시 관철시키려는 사람들이 있다. 나 역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았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경우 다른 사람들이 자기 말을 못 알아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보충 설명하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할 기회를 막아 버린다.
나는 “이런 생각의 경화현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 보았다. 일단 모든 회의에 임할 때 보석 3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발언할 때마다 보석 한 개씩을 써야 한다. 보석을 다 써버리면 더 이상 발언을 할 수 없다. 회의가 다 끝나도 보석이 손에 남아있으면 나는 보석을 얻는 동시에 스스로에게도 승리하게 된다. 따라서 보석을 내놓고 발언을 할 가치가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혹 감정에 들떠서 보석을 빨리 써버리는 경우에는 보물도 잃고, 발언권은 없어지고 내 자신에게도 지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보석을 다 쓰지 않아도 회의가 잘 마무리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내가 말을 많이 안해도 회의가 잘 끝난다는 사실이 조금은 기분 나빴지만 나는 내 자신과의 게임에서 승리하였고 생각의 동맥경화는 더 심화되는 것 같지 않아 스스로에게 위로를 받았다.
나는 다음의 글을 생각하며 생각의 경화현상을 예방하는 운동을 한다. “사람은 누구에게서나 배운다. 부족한 사람에게서는 부족함을, 넘치는 사람에게서는 넘침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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