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때문에 동계올림픽의 피겨 스케이팅에 코리언의 눈이 온통 쏠려있다. 피겨 스케이팅은 동계올림픽의 경기종목 중 가장 독특하다. 모든 경기종목이 기록이나 기술만을 보고 우열을 가리는데 피겨 스케이팅은 기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예술성을 감안해서 채점한다. 음악과 의상까지 채점에 영향을 주니까 예술경연을 겸한 스포츠 경연대회다.
자녀들을 세계적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키우려면 부모가 재산을 정리할 각오를 해야 한다. 엄청나게 부모의 뒷받침과 돈이 드는 스포츠다. 미셸 콴의 경우 아버지가 레스토랑을 경영해 비교적 부유했는데도 US주니어 챔피언이 된 이후에는 뒷바라지를 할 수 없어 LA의 자선단체들이 후원을 했었다.
나의 주변에 제2의 김연아를 만들기 위해 딸을 피겨 스케이팅 훈련시키는 엄마가 있다. 이 엄마는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3개 만들고(딸의 아침과 점심 저녁) 오후 수업이 끝나면 딸을 픽업하여 또 스케이트장으로 간다. 그리고 잠자기 전 근육이 풀어지면 안된다하여 딸의 허벅지를 밤마다 얼음 마사지 한다. 모두가 김연아 신드롬이다.
한국에서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가 탄생 했다는 것은 프로골프계를 한국여성들이 휩쓸고 있는 것만큼이나 불가사의한 여성스포츠 이변이다. 동계올림픽의 꽃에 해당하는 종목에 ‘코리아’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보니 국민들의 긍지가 보통이 아니다.
여자 피겨 스케이팅의 전설적인 인물로는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1912-1969)와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가 있다. 헤니는 올림픽 금메달 3개, 월드챔피언 10회, 유럽 챔피언 6회의 경력을 가졌으며 헐리웃에서는 15개의 영화에 출연한 A급 스타였다. 그러나 히틀러와 가깝게 지내는 바람에 비난을 받아왔다.
카타리나 비트는 요염한 의상과 감정이 풍부한 표현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2회나 획득, 월드 챔피언을 4번이나 한 수퍼스타로 오늘의 피겨 스케이팅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1984년 당시 비트는 동독팀 소속이었는데 공산국가 선수답지 않게 화려한 의상에 섹시한 인상을 풍겨 올림픽의 화제 주인공으로 등장했었다.
홍콩계 이민출신인 미셸 콴은 올림픽 금메달은 못 땄지만(1998년 나가노올림픽 은메달) 월드챔피언 5회나 하고 US챔피언십을 12회나 획득했으며 미국민들이 사랑하고 김연아가 존경하는 수퍼스타다. 미셸은 대통령 특사로 세계를 방문하며 자선행사를 도왔고 이를 계기로 외교관이 되려는 꿈을 가져 현재 국제외교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김연아의 올림픽 금메달 2연패 도전은 러시아의 신예 리프니츠카야(15세)의 출현으로 위협받고 있으나 김연아의 노련한 예술성 표현을 리프니츠카야가 따라잡기는 힘들다. 리프니츠카야는 귀엽고 스핀이 빠른 대신 방방 뛰기만 했지 분위기와 예술성을 소화하는 능력이 김연아와는 비교가 안 된다. 실수만 없으면 김연아가 금메달이다. 국민기대 때문에 김연아도 스트레스가 심하고 리프니츠카야도 꼭 금메달을 따 푸틴에게 보여주고 싶은데서 오는 압박감이 있을 것이다. 조크로 표현하면 이번 마지막 경기는 리프니츠카야와 아사다 마오는 지금 김연아가 엉덩방아를 찧기만 학수고대하고 있는 대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알랴. 체조경기와 피겨 스케이팅은 심사원의 판단에 달려있는 것을. 더구나 기술심사 위원장을 러시아의 라케르니크가 맡고 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은 15세의 어린소녀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어 피겨 스케이팅이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을 은근히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두 가지가 걱정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