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LA 다운타운에서 ‘2013 K-푸드페어 인 LA’가 열렸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한국 농수산물의 수출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대규모 식품 박람회 및 수출상담회로, 중국 상하이와 베트남 하노이 그리고 뉴욕을 거쳐 LA에서도 이틀간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국 정부의 식품주무부처가 미국에서 직접 주관해 개최한 최초의 한국식품 수출 상담회였다. 그만큼 규모와 짜임새 면에서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다운타운 하얏트 호텔 2층 컨벤션 홀을 통째로 빌려 꾸민 수출 박람회는 한 눈에도 말끔했다. 29개의 한국 식품업체가 참가해 100여명의 바이어와 일대일 상담을 가졌다. 참가업체들은 행사의 규모와 바이어가 ‘기대 이상’ 이라며 전반적으로 만족을 표했다.
상담회 개막 이전에 진행된 미디어 컨퍼런스에는 50여 현지 언론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유명 프렌치 셰프 버나드 길라스와 PBS에서 한식 프로그램을 진행한 요리전문가 캐서린 최씨가 ‘내가 처음 만난 한식 및 한식재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길라스 셰프가 직접 한국산 배를 재료로 만든 디저트를 시식해 보기도 했다. 취재진은 aT 김재수 사장에게 한식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상담회 현장에서 몇몇 업체는 실제로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aT는 미 서부지역 3,000개 이상 수퍼마켓에 식품을 공급하는 식품유통 최대기업인 유니파이드 그로서와 MOU를 체결해 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확보했다.
한국 농수산식품의 미국시장 확산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은 행사였다.
그러나 ‘K 푸드페어’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다름 아닌 ‘음식’ 이었다. 주최 측은 ‘한국의 발효식품 코스로 제안한 오찬’ 이라며 점심식사를 제공했다. 한식의 우수성을 맛으로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메뉴를 보고, 직접 먹어보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맛은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빵 대신 딱딱하게 굳은 백설기가 올라간 샌드위치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퓨전한식은 더없이 실망스러웠다.
취재진은 공통적으로 음식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음식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자리였는데 정작 음식을 먹고 나니 오히려 맥이 빠져버린 기분이었다. 과연 현지 취재진들에게 한국식품의 우수성과 세계시장으로 진출 가능성의 설득력 있게 들렸을까, 궁금하고,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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