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엄마와 말다툼을 자주하던 10대 한인 소녀가 화를 참지 못하고 엄마를 흉기로 난자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로 18세인 이사벨라 구즈먼(사진)은 지난 달 28일 오후 9시30분께 콜로라도주 오로라에 위치한 자신의 집 욕실에서 한인 친엄마인 윤미 호이(47)씨를 칼로 얼굴과 목 부위 등을 무려 79차례나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경찰 수사결과, 이사벨라는 엄마 윤미씨와 새 아버지인 라이언 호이(40)씨와 함께 8년 전부터 오로라현 주택에서 거주해왔으며, 최근 엄마와 심하게 다퉈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윤미씨는 퇴근 후 샤워를 하기 위해 2층 욕실로 올라갔고, 얼마 후 비명소리에 놀란 남편 라이언씨가 뛰어올라갔으나 이사벨라가 욕실 문을 잠그고, 라이언씨의 출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피가 욕실 문 틈으로 흘러나오자 라이언씨가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하는 틈을 타 이사벨라는 집밖으로 도주했다. 하지만 이사벨라는 다음날인 29일 정오께 약 1마일 떨어진 어느 주택의 차고에 숨어 있다가 발각돼 체포됐다.
윤미씨의 전남편이자 이사벨라의 친아빠인 로버트 구즈먼(47)씨에 따르면 두 모녀의 사이는 오랫동안 원만하지 못했다. 특히 이사벨라는 사건이 있기 전날 윤미씨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죗값을 치르게 해주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겁을 먹은 윤미씨가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로버트 구즈먼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사건 발생 3시간전에 로버트 구즈먼씨가 이사벨라를 찾아와 엄마와의 화해를 시도하기도 했으며,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경고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3년전 현재 남편과 재혼한 윤미씨는 평소 가족을 위해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하루 12시간씩 일에 매달려 왔지만 이사벨라와 10여년 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아 자주 마찰을 빚어왔다. 이 때문에 윤미씨는 이사벨라가 7살 때 친아빠에게 보내기도 했으며, 이후 두 모녀의 사이는 더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사벨라는 오버랜드 고교를 중도에 그만두었으며, 종종 남자친구들이 이사벨라를 보기위해 집 담장을 넘는 바람에 이웃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많았다. 이사벨라는 현재 보석 없이 1급 살인혐의로 기소된 상태다.<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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