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혁명 이후 중국의 최대사건으로 불리는 보시라이 재판심리가 오늘로 종결 되었다. 무죄냐, 유죄냐의 선고만 남았다. 보시라이는 장쩌민의 충복이었다. 그래서 선고를 앞두고 장쩌민이 시진핑 주석과 담판을 벌여 상하이파가 시진핑 정권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보시라이가무죄로 풀려나도록 협상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보시라이(전 충칭당서기)가 무죄로 풀려나는 날에는 부패척결을 외치는 시진핑도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국민들이 분노하기 때문이다.
보시라이는 장쩌민 주석 시절 그의 뜻을 받들어 파룬궁들을 잔인하게 처형하는데 앞장 선 인물이다. 파룬궁은 종교단체는 아니고 광적인 심신훈련 단체인데 회원수가 급팽창하자 장쩌민은 두려움을 느껴 사이비종교로 몰아세운 후 수십만의 파룬궁을 처형한 것이다. 이때 보시라이 부하들이 파룬궁 회원들의 신체내장을 비싸게 팔아먹은 것으로 알려져 중국판 아우슈비츠 사건으로 불린다. 따라서 보시라이 재판은 인민대학살 혐의가 그 주 내용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직권남용과 뇌물수수죄로만 기소된 정치적 재판이다.
시진핑은 왜 보시라이 사건을 축소해서 다루고 있을까. 보시라이의 파룬궁 학살을 파헤치는 날엔 장쩌민 전 국가주석도 재판을 받아야 하는 등 걷잡을 수 없이 파장이 커지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장쩌민이 역공을 벌이는 날에는 시진핑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다.
중국 관리들이 얼마나 부패했는가는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의 검찰진술에서 엿볼 수 있다. 그녀는 “보시라이와 나는 5만 러에서 10만 달러를 항상 쓸 수 있는 비밀금고를 집에 갖고 있었다”고 자백했었다. 지난해 중국 최고의 영화배우 장쯔이가 어느 정치인과 한번 데이트에 1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스캔들이 보도되어 시끌벅적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화제의 정치인이 보시라이다. 무역상 댜렌그룹 회장이 장쯔이 데이트를 스폰서한 것으로 소문나 있었다. 중국 관리들이 얼마나 부패했는지를 보시라이가 말해주고 있다.
물러난 장쩌민은 후진타오와 원자바오 그리고 시진핑의 진보노선에 대해 매우 못마땅해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상하이파의 극좌 강경론자인 보시라이를 후원했으나 보시라이가 엉뚱하게 부인의 영국인 독극물 살인사건에 관련되어 일이 터진 것이다. 보시라이 아내 구카이라이는 영국인을 통해 외화를 유학 중인 아들에게 송금하고 있었는데 이 영국인이 커미션을 더 주지 않으면 폭로하겠다고 말하자 독약을 음식물에 넣어 죽여버린 것이다.
중국에는 3개의 정치세력이 있다. 공청단(후진타오, 리커창), 태자당(시진핑, 보시라이), 상하이파(장쩌민, 보시라이) 등이다. 보시라이는 태자당이기도 하지만 상하이파 색깔이 더 강하다. 천안문 데모를 무력으로 진압한 상하이파는 모택동주의를 부르짖는 공산당 강경파다. 후진타오는 개혁개방에 앞장서다 실각한 후야오방계이며 원자바오(전 총리)도 개방파인 자오쯔양계이고 시진핑은 중도파이지만 그의 아버지 시중쉰이 후야오방과 절친한 진보세력이었기 때문에 진보파 쪽에 서있다. 시진핑이 집권한 후 후야오방과 자오쯔양 명예회복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
만약 보시라이가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천안문사건 이래 중국을 주름잡아온 상하이파는 붕괴될 것이다. 그러나 무죄판결이 나는 날엔 시진핑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너무 커 중국이 대혼란을 겪을 것이다. 진보가 승리하느냐, 아니면 상하이파의 건재를 과시하느냐가 보시라이 판결에서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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