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품격 한 단계 높여…한인 주도 상설 클리닉 눈앞
20만~5만달러 익명 기부자 외 즉석 1만달러 큰손들 이어져
몸이 아프고 가난한 이웃들의 ‘건강 지킴이’역할을 해온 코너스톤 무료진료소(이사장 신창범ㆍ원장 변재준)가 시애틀 한인사회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 위업을 달성했다.
현재 월 4회 오픈하는 무료 진료소를 상설 클리닉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지난 10일 저녁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후원의 밤 행사에는 주류사회 인사를 포함해 400여명이 몰려왔고, 38만 달러라는 거액을 모금하는 역사를 일궈냈다. 코너스톤이 당초 목표했던 30만 달러를 훨씬 초과하는 실적도 놀랄 일이지만 그 기부금 하나 하나를 들여다보면 거기에 담겨 있는 소중한 정성이 실적보다 더 감명 깊음을 보여줬다.
특히 한인사회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한인사회가 이민의 땅인 미국에서 확실하게 뿌리를 내리고 기반을 다져갈 수 있도록 고민하며 따뜻한 정성을 보태는 한인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게 해줬다.
익명의 한 독지가는 상설 클리닉 의료장비를 구입하는 데 쓰라며 20만 달러를 흔쾌히 내놓았고, 또 다른 한인도 5만 달러를 기부하며 이름을 숨겼다. 또한 지난달 별세한 한인 원로사진작가 남궁요설 선생은 하늘나라로 떠나기 전 자신의 대작 ‘셔만 패스(Sherman Pass)’를 코너스톤에 기부했다. 이 사진작품은 이날 실시된 경매에서 한인을 포함한 소수민족들의 권리 찾기에 많은 노력을 해온 제임스 유씨가 1만달러에 낙찰을 받았다.
유씨는 “남궁선생님의 작품도 좋지만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코너스톤의 상설 클리닉 전환을 돕기 위해 경매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메이슨 병원 내과 전문의로 활동하며 코너스톤에서 자원봉사자로도 돕고 있는 이명자(영어명 미아)박사도 이날 즉석에서 1만 달러를 추가로 기부하겠다고 약정해 큰 박수를 받았다. 아태문화센터 서인석 이사장과 정효순씨 등도 자신의 작품을 기부했다.
KOMO-TV 한인 앵커우먼 매리 남씨가 사회를 맡고 킹 카운티(제3선거구) 캐시 램버트 의원이 기조연설을 한 이날 행사의 참석자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결같이 주머니를 털어 코너스톤이 한인사회뿐 아니라 주류사회에서 약자들을 위해 의료서비스를 담당하는 비영리기관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코너스톤은 올 연말부터 상설 클리닉을 페더럴웨이 320가에서 오픈하며 기존 무료진료뿐 아니라 키스톤 진료소를 신설, 노인보험인 메디케어와 저소득층 보험인 메디케이드를 포함해 모든 환자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코너스톤은 또 시애틀 북쪽지역 주민들의 이용을 위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에드먼즈지역에서 한 달에 두번씩 무료진료 행사를 갖기로 했다.
코너스톤을 이끌고 있는 신창범 이사장과 변재준 원장은 “코너스톤이 상설 클리닉으로 운영되기 위해 뜻있는 한인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의료장비를 구입하는 비용을 마련하게 됐다”며 “이젠 20만 달러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운영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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