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지도 수집가 김태진씨 광복절 앞두고
▶ 1945년 9월2일 미주리호 함상서 서명식
김태진씨가 1945년 패전 후 일본이 서명한 항복문서 사본을 들고 있다.
미국 문서기록원서 배포 100장 중 하나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에 패전한 일본의 ‘조건 없는 항복’이 명시된 항복문서(Instrument of Surrender)가 공개됐다.
고지도 전문수집가 김태진씨가 8.15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공개한 이 항복문서는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잇달아 폭격을 맞은 후 항복을 선언했던 일본 정부 관계자가 서명하면서 최종 완성된 것이다. 총 7장으로 구성됐으며, 1945년 워싱턴 DC 문서기록원에서 미군 장교들에게 배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100여개의 사본(Replica) 중 하나로 전해졌다.
당시 서명식은 일본의 항복 선언이 있은 후 약 3주만인 1945년 9월2일 오전 9시8분께 일본 동경만에 정박해 있던 USS 미주리호에서 열렸다. 연합군 최고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과 미국, 중국, 영국, 소련, 호주,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9개 연합국 대표들이 이날 서명식을 이끌었으며, 일본측에선 일왕 히로이토를 대신해 마모루 시게미스 외무대신과 요시지로 우메주 일본군 대표가 참석해 고개를 숙였다. 일왕은 이날 서명식이 있기 하루 전 일본어로 된 문서에 직인을 찍은 뒤 이를 영어 번역본과 함께 연합군에 제출했다.
이날 본격적인 서명에 앞서 맥아더 장군은 짧은 연설을 통해 “항복문서에 포함된 내용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시게미스 외무대신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내 항복문서가 놓여진 책상 앞으로 나오도록 했다.
일본 측이 서명한 합의서에는 ▲모든 무장 세력의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항복을 할 것과 ▲연합군 최고 사령관의 명령을 따를 것, ▲일본 정부의 모든 권한을 연합국 최고사령관에게 넘기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당시 시게미스 외무대신이 이 내용을 읽은 후 어디에 서명을 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다가 맥아더 장군의 강한 눈총을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1945년 9월 2일 일본 외무대신 시게미쓰 마모루가 USS 미주리함에서 항복 문서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김태진씨는 “미국의 항공모함에 올라 항복문서에 서명을 한 일본 입장에선 매우 치욕적인 일이었을 것”이라며 “이날 항복문서 서명식은 연합군의 승리는 물론 대한민국의 독립을 최종 확정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뉴저지에 거주하는 김태진씨는 국제지도수집가협회(IMCoS) 한국 대표로, 주로 독도와 동해 등이 표기된 전세계 지도를 수집해 일반에 공개하는 인물이다. 현재 그의 작품들 중 일부는 ‘고 서양지도에서 찾은 한반도의 역사 특별전’이란 이름으로 한국 교보문고 광화문 지점에서 전시중<본보 8월14일자 A4면>이기도 하다.
<함지하 기자>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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