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브롱스빌 거주)
나는 지금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사남매 중에 막내인 나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이 각별했었다. 또한 멀리 떨어져 사는 까닭에 한국의 부모님에게는 항상 근심 걱정의 대상이자,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인지 나는 늘 주기보다 받는데 익숙하게 살아왔다.
주기만 하시던 부모님은 벌써 팔순을 넘기셨고, 어머니는 치매로 요양 병원으로 가시고 아버지는 집에서 생활하게 되셨다. 곧 집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신 요양병원 생활이지만 어머니에게 집은 현실적으로 점점 더 요원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도 어머니께서는 집에 가길 간절히 원하셨다. 하지만 몸도 못 가시고, 말도 잘 못 하는 어머니를 집으로 모시는 것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어머니가 원하는 것을 해드리는 특별한 여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첫째 이유는 만약 내가 어떤 일을 그렇게 원했다면 어머니께서는 당장 해 주셨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둘째로 부모님께 뭔가를 해드리고 싶었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인 것 같기 때문이다.
이제 두 아이는 장성했기에, 부모님을 위한 여행을 계획할 시간적 여유는 충분했다. 하지만 결혼 후로 늘 아이들과 남편이 먼저였고 부모님은 이런저런 이유로 뒷전으로 밀리기만 했었기에, 이런 마음을 먹기까지가 그리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남편의 양해와 격려, 아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어머니를 모시고 내가 자랐던 그 곳에서 엄마가 나에게 주었던 그 많은 사랑을, 이제 내가 드릴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한국에 도착하는 다음 날부터 요양원을 나오셔서 집으로 돌아와 한 달 반을 나와 같이 지낼 예정이다. 이번 여행 기간은, 2주일 이상을 넘겨본 적이 없는 나의 한국 방문으로는 최장 기간인 한 달 반으로 정했다. 엄마가 그리워하시던 집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가을과 함께 많은 추억을 만들 예정이다.
얼마나 가슴이 벅차고 행복한지, 여행을 계획하며 설레임에 더하여 감사함이 가슴에 퍼지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뿐만 아니라 어머니께서도 나의 이번 여행을 기다리고 계실 것 같다. 막내딸이 드리는 멋진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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