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동결 한인 직장인들, 생활고에 돌파구 찾기 안간힘
#7년차 직장인 김모씨(40대)가 퇴근 후 향하는 곳은 집이 아닌 타운의 한 식당이다. 퇴근 저녁식사를 마친 김씨에게 이 식당은 두 번째 직장이다. 김씨가 2개 직장을 갖게 된 것은 생활비 때문. 경기침체로 김씨가 일하는 한인 회사는 5년째 임금 인상을 하지 않고 있어 한 직장만으로는 생활비 감당이 안 된다는 것이 김씨의 하소연. 김씨는 “부업으로 식당에서 4시간 일하면 60달러 정도는 벌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영세한 한인업체에서 취업비자 신분으로 일하는 30대 한인 최모씨도 주말에 일하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운 처지. 최씨는 주말이면 한인 여행사에서 여행 가이드로 일하며 부족한 생활비를 벌고 있다. 최씨는 “경기침체를 이유로 임금이 동결돼 궁여지책으로 사이드 잡을 잡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인 직장인들이 부업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침체로 임금이 동결됐지만 물가는 인상돼 1개 직장만으로는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힘들 만큼 생활고에 시달리는 한인들이 적지 않았다.
지난 7월 노동부가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오르고 지난해 대비 1.8% 오르는 등 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한인 업체들은 수년째 임금을 동결하고 있어 많은 한인들이 한 직장만으로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인타운 노동연대(KIWA) 관계자는 “수년째 임금 인상을 하지 않거나 오히려 임금을 삭감한 한인 업체들이 적지 않아 일부 업체에서 한인 직원들이 단체로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박한 임금을 호소하는 한인들의 불만사례가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임금에 실망해 자영업을 준비하는 한인들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30대 중반의 박모씨는 일과가 끝나면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 법무사 준비학교로 향한다. 한인 업체들의 저임금 행태에 실망해 고심 끝에 자영업가 되기로 결정했다. 박씨는 “자격증을 따면 현재보다는 삶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으로 열심히 다닌다”고 말했다.
30대 초반의 컴퓨터 엔지니어인 장모씨는 “직업 특성상 변화하는 속도가 빨라 은퇴 후 계획을 미리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지금 하고 있는 샤핑몰 운영 부업은 웹사이트 관리 등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를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거나 동결하는 업체들은 장기적으로는 큰 손실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숙련된 인력들이 부업에 시간을 쏟거나 직장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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