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생활방식이라지만...”너무 불안
▶ 대학가 중심 빠르게 확산...한인부모들 이해불가
#사례1. 타주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자녀를 둔 K모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개강을 앞둔 딸이 다음 달부터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학생들과 한 아파트를 얻어 살기로 했기 때문이다. 딸은 화장실과 부엌, 거실만을 공유하는 단지 ‘룸메이트’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딸이 외간 남자와 한 집에 산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편하질 않다.
#사례2. 뉴저지에 사는 한인 C모씨 경우 맨하탄으로 출퇴근하는 딸이 스페인 출신의 직장인 남성이 살고 있는 퀸즈 아스토리아의 아파트에 룸메이트로 생활을 하고 있는 케이스. 딸 크리스틴(가명)씨는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남자와의 룸메이트 생활은 안전하지 않다”는 엄마 C씨의 조언에 “그렇게 따지면 요즘 세상에 안 위험한 곳이 어디에 있냐”면서 “오히려 남자와 룸메이트하는 게 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이성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한인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남·녀 혼성 룸메이트가 아무렇지 않은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브라운, 펜실베니아(유펜), 칼텍, 스탠포드, 코넬 등 50여 대학교 기숙사들이 남·녀 차별 철폐를 이유로 혼성 룸메이트를 허용하고 있어 이 같은 움직임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적 문화에 젖어있는 한인 부모들로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자칫 남녀간의 불미스러운 사고(?)로 이어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들어 혼성 룸메이트 생활을 하던 한인 젊은이들이 잇달아 성범죄 사건으로 입건되면서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 3월 맨하탄에서 한인 고모(28)씨가 룸메이트인 타인종 여성이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성추행을 했다가 경찰에 체포<본보 3월26일자 A3면>된 사건이 발생했는가 하면, 또 다른 한인남성 강모(33)씨는 이달 중순 브루클린 지역에서 백인여성 룸메이트를 성폭행한 혐의<본보 7월13일자 A3면>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두 사건 모두 한 집에 각자의 방을 둔 혼성 룸메이트 방식으로 오랫동안 거주했지만, 갑작스럽게 불미스러운 일로 번진 사례다.
레지나 김 가정문제 연구소장은 이와관련 “물론 최근들어 혼성 룸메이트가 빠르게 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진 동성 간의 룸메이트가 당연히 더 많다”며 “혼성 룸메이트가 무조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마치 유행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젊은이들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어 “자녀들을 설득하려면 부모들이 무조건 자녀에게 혼성 룸메이트가 잘못됐다는 주장을 내세우기 보단 한국적 문화에 익숙한 부모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라는 말로 이해를 구할 것”을 조언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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