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대통령이 죄수를 면회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이 만남이 이루어지기 며칠 전 대통령비서가 죄수에게 “당신의 희망사항이 무엇이냐”고 물어왔다. 죄수는 “내가 죄수복을 입고 대통령을 만난다면 나는 이 면회를 거절 하겠다. 나에게도 대통령이 입고 있는 신사복과 똑같은 옷을 맞추어 주지 않으면 대통령의 나의 면회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실은 부랴부랴 일류 양복점 재단사를 감옥에 보내 조끼까지 포함된 신사복을 죄수에게 맞추어 주었다. 이 죄수는 넬슨 만델라였다. 1989년 남아공의 보다(Botha) 대통령이 정국안정을 위해 감옥에 있는 만델라를 만나는 역사적인 면회에서 만델라가 내건 첫 번째 조건은 “대통령과 똑같은 신사복을 입을 자유부터 달라”였다.
만델라가 복장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은 상대방을 인격으로 판단하기 이전에 복장으로 판단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종차별이 심한 사회에서는 백인들이 흑인들이 무엇을 입었느냐로 사람을 저울질하기 때문에 백인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우선 복장부터 깔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옷은 당신의 얼굴이라는 것이다.
그가 교도소에서 제일 먼저 항의한 것도 흑인죄수와 백인죄수의 복장차별이었다. 백인죄수들은 긴 바지를 입게 하고 흑인죄수들은 짧은바지를 입게 한 것에 대해 만델라는 줄기찬 투쟁을 벌여 흑인죄수들도 긴 바지를 입도록 제도를 바꾸었다.
그가 1990년 27년간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부인 위니 만델라의 마중을 받으며 석방되는 장면은 전 세계로 TV중계 되었었는데 그때 받은 인상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옷과 넥타이, 와이셔츠가 색깔이 너무 잘 어울리는 멋쟁이였다. “아니 저사람 정말 감옥에서 27년간 고생한 만델라 맞아?”하는 인상을 받은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게다.
만델라가 진짜로 중요시 하는 것은 이미지다. 옷은 그의 이미지 컨트롤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인간접촉에서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며 그 첫인상은 복장으로 판단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후 늘 클래식한 진한 색깔의 신사복을 입었으며 이는 백인들에게 그가 전통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는 정치인임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후 남아공 사회가 인종화합으로 안정되자 그는 서양식 양복을 버리고 전통적인 아프리카 색깔이 섞인 독특한 스타일의 셔츠를 입고 다녀 ‘만델라 셔츠’를 유행하게 만들었다.
그의 이미지 컨트롤은 너무나 유명하다. 그는 항상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다. 만델라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거나 화내는 모습을 본 사람이 있는가. 남아공의 백인들은 흑인들이 정권을 잡으면 보복할 것이라는 노이로제에 빠져있었으나 만델라의 미소 띤 얼굴이 이들을 설득 시켰다. 미소는 그가 감옥에서 교도관과의 대화수단으로 터득한 값진 무기다. 지도자가 되려면 지도자답게 보여야 하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복장과 미소가 불가결의 요소라는 것이 그의 이미지 컨트롤 이론이다. 미국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내용이다. 복장에 신경 쓰고 항상 미소를 짓는다면 코리안을 보는 눈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세기의 인권운동가며 남아공의 인종화합 정치를 성공시킨 95세의 만델라가 지금 건강이 악화되어 사경을 헤매고 있다. 7월18일은 그의 생일이며 유엔이 정한 ‘만델라의 날’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만델라의 정치를 배워야 할 때다. 간디가 ‘20세기의 인물’이라면 만델라는 ‘21세기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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