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독립한 1776년의 미국지도를 보면 “미국이 이렇게 작은 나라였나?”하고 놀라게 된다. 13개주로 구성된 당시의 미합중국은 동부해안만 차지했을 뿐이며 현재의 5분의 1정도 밖에 안 되는 넓이였다. 그런데 알래스카와 중부대륙,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를 차지하는 바람에 중국대륙보다 더 큰 영토를 갖게 된 것이다. 알래스카와 중남부지방은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획득한 시대의 작품이었다.
링컨 대통령 내각의 국무장관이었던 윌리엄 시워드는 맹렬한 여론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사들였다. 당시 신문들은 남북전쟁으로 재정이 바닥이 났는데 얼음덩어리에 불과한 알래스카를 사들여서 어쩌겠다는 거냐는 식으로 논리를 펴 국민 대다수가 이 거래를 반대했다. 그러나 시워드 장관은 “앞으로 30년 후 나를 평가해 달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알래스카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그리고 몬태나 주를 합한 넓이다. 황금어장을 포함해 석유와 개스가 무진장인 이 땅을 에이커 당 2센트에 사들였으니 거저 주은 것이나 다름없다. 알래스카에서는 이 위대한 정치인의 업적을 기려 매년 3월 ‘시워드 축제’를 연다.
한편 ‘루이지애나 매입’으로 불리는 중부와 남부지역 매입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이 세기의 거래는 나폴레옹의 야심이 빚어낸 전화위복의 케이스다.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나폴레옹은 ‘산 이드퐁소’ 비밀조약을 통해 스페인이 관할하고 있던 미 남부 루이지애나와 플로리다를 양도 받았다. 스페인 왕이 이 지방을 몰래 나폴레옹에게 양도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땅 주인이 바뀐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나폴레옹은 북미 대륙에 진출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 왜냐하면 시카고 등 중부지역에는 프랑스인이 많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1800년 미대륙 전초지 구축을 위해 2만명의 병력을 카리브 해의 세인트 도밍게즈(오늘의 아이티섬)에 상륙 시켰다.
이 행동은 무역거래를 위해 남쪽에 항구를 필요로 했던 미국을 놀라게 했다. 제퍼슨 대통령은 몬로 국무장관을 시켜 뉴올리언스만 200만 달러에 사들이겠다는 제안을 비밀리에 나폴레옹에게 했다. 그런데 하늘이 미국을 돕는 사건이 발생했다. 세인트 도밍게즈에서 흑인노예 반란이 일어난데다가 악성유행병이 돌아 프랑스군이 철수했다. 이는 나폴레옹이 미대륙 진출을 포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프랑스가 뉴올리언스뿐만 아니라 루이지애나와 플로리다까지 1,500만달러에 다 팔겠다고 역제의 한 것이다. 미래를 내다본 제퍼슨 대통령은 국채를 발행, 무리해가며 이 땅을 사들였다. 당시의 루이지애나는 오늘의 루이지애나가 아니라 중부 전체를 의미했다.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아칸소, 미주리, 캔서스, 네브래스카, 아이오와, 일리노이, 인디애나, 미시건, 위스콘신, 미네소타, 노스와 사우스 다코다 모두를 포함하고 있었다. 미국의 영토가 갑자기 2배로 늘어났으니 ‘세기의 거래’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국계인 뉴잉글랜드인들은 남부와 서부의 정치세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여 반대했었다(결국 남부는 노예고용으로 부유해진 후 힘이 생겨 남북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프랑스가 플로리다와 루이지애나를 차지하고 있었으면 미국역사는 다시 쓰여 졌을 것이다. 오늘의 광활한 미국은 이렇게 해서 건국된 것이다. 한국의 독도와 NLL이 100년 후 후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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