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½
반 유대인적이라는 비난 속에 집필에 골몰 중인 한나 아렌트.
독일서 태어난 유대계 독일인으로프랑스에서 나치의 수용소에 수감됐다가 미국으로 탈출해 대학 교수와저자로 활동한 정치 이론가인 한나아렌트(1906~1975)의 격동하는 생의후반을 다룬 지적인 전기영화로 독일 작품이다.
‘악의 진부성과 문제점’을 파고들었던 아렌트(바바라 주코바)가 1961년에 이스라엘서 열린 유대인 학살의 주범 중 하나인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직접 목격한 뒤 쓴 글이일으킨 후폭풍을 중심으로 그녀와역시 학자인 남편 하인리히 블뤽혜르(악셀 빌베르크)와의 알뜰한 사랑그리고 아렌트와 그녀의 대학 시절스승이자 애인이었던 철학가 마틴 하이데거(클라우스 폴)와의 관계를 재판의 실제 필름과 플래시백을 통해묘사한 중후한 영화다. 하이데거는나치에 가입했고 후에도 이에 대해뉘우치질 않았던 철학자로 그와 아렌트의 과거가 플래시백으로 묘사된다.
독일 영화답게 다소 경직된 감은있으나 재미와 스릴마저 느낄 수 있는 영화로 특히 베테런 주코바의 절제하고 정열적이며 카리스마를 갖춘연기가 눈부시다.
아렌트는 악과 공포의 얼굴을 직면하기 위해 아이히만의 재판(실제 재판과정을 찍은 뉴스필름으로 보여준다)에 참관한 뒤 자신의 소감을 뉴요커에 기고하고 후에 이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으로 출판했는데 그녀는 냉철한 지성으로 모두가괴물이라는 아이히만을 ‘규칙과 명령에 따라 행동한 생각할 줄 모르는하나의 직원’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홀로코스트는 유대인 지도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이론을펴 유대인들로부터 ‘나치 창녀’라는비난을 받았고 또 친구들도 잃었다.
그러나 아렌트는 이런 비난에도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는데 그녀를 끝까지 지원한 사람이 남편 그리고 대학 동료이자 친구인 미국인 여교수 메리 맥카티(재넷 맥티어)였다.
대사 위주의 영화여서 다소 장황하고 무거운 감이 있으나 감독 마가레테 폰 트로타의 정성과 열의를 다한연출력이 서서히 감동을 겪게 하는훌륭한 작품이다.
특히 아렌트가 강의실을 꽉 메운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개진하면 열변을 토해내는 클라이맥스가박력 있다. 이 장면은 그 어느 멋지고스릴 있는 법정 드라마 못지않게 힘차고 설득력이 있는데 주코바의 냉정하면서도 격정적이요 영육을 쥐어짜는 듯한 연기는 박수감이다. 성인용.
일부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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