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뉴저지주 브룬스위크에서 일어난 일이다. 어느 아파트 주인이 방을 수리하려고 입주자가 없는 사이 방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이슬람 사원과 빈 라덴 등 알카에다 수배자들 그리고 건물을 폭파하는 사진이 책상 위에 가득했고 송신기 장치와 컴퓨터도 놓여 있었다. 그는 기겁을 해 “테러리스트의 조직이 우리집 아파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신고했다.
경찰과 FBI는 잠복근무 끝에 아파트 거주자들을 체포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잡고 보니 이들은 미국계 무슬림의 사생활을 감시하는 뉴욕경찰국 정보과 수사관들이었다. 무슬림감시는 위법적인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이들은 비밀리에 CIA와 함께 이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이 사건은 쉬쉬하고 덮어졌다.
왜 미국의 수사기관들이 무슬림을 감시하고 있을까. 오리지널 무슬림이 아니라 최근에 개종한 무슬림에 감시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교도소에서 무슬림으로 개종한 전과자들을 감시하고 있다. 이들은 외부 테러단체와 관계없이 스스로 테러행위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LA 외곽 군사기지를 폭파하려다 잡힌 케빈 제임스도 교도소 출신 무슬림이다.
미국의 무슬림 인구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데 역설적인 것은 교도소에서 가장 팽창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신앙을 찾았다는 죄수의 80%가 무슬림이다. 뉴욕주의 경우 재소자의 20%가 무슬림이며(35만명) 이들은 매우 과격해 교도소 내 막강한 세력을 이루고 있다.
미국의 무슬림인구는 260만명(2010년 PEW통계)으로 나와 있다. 아랍이나 흑인이 대부분일 것 같지만 아시안이다. 파키스탄, 뱅글라데시, 인도네시아의 이민들 때문이다. 아시안이 34%, 아랍인이 26%, 흑인이 25%, 기타 15%로 되어있다. 많기로는 뉴욕(70만명)이며 가장 밀집되어 있는 도시는 미시건주의 디어본(29만명)이다. 미국인 무슬림중에는 무하멧 알리, 샤킬 오닐, 마이크 타이슨, 카림 압둘 자바와 같은 체육계 수퍼스타들이 있으며 말콤X는 감옥에서 개종한 가장 유명한 인사에 속한다.
미국의 무슬림이 점점 과격해진다며 이들을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은 연방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피터 킹 의원(공화당)이다. 그는 알카에다 못지않게 무서운 것이 미국 무슬림들 중 급진세력이며 이들은 자생테러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 엄격히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무슬림과 인권단체, AP통신, 뉴욕 타임스 등은 종교자유 침해라며 강력히 반대해 왔으며 AP는 경찰의 불법 무슬림 감시 특집기사로 최근 퓰리처상까지 탔다. 이 판국에 차르나예프 형제의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이 터진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외부 테러단체와는 관련이 없는 ‘외로운 늑대’로 자생적인 테러라고 동생 조하르의 병상심문에서 결론난 모양이다. 죽은 형 타메를란은 신앙심 깊은 무슬림이며 이번 범행도 종교적인 이유라는 것이다. 교도소 출신 극단주의자가 아니라 평범한 이민1.5세라는데 문제가 있다.
게다가 형 타메를란이 극단적인 이슬람주의를 신봉하고 있다는 정보를 러시아가 미국 측에 주었는데도 FBI가 감시를 게을리 해서 보스턴사건이 터졌다고 보수언론들이 비난한다. 무슬림 커뮤니티를 감시해야 한다는 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감시받는 무슬림들이 가만 있을 리 없다. 미국사회가 무슬림과 비 무슬림으로 갈라지는 날엔 인종차별이 아니라 종교차별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미국이 정신적으로 둘로 갈라지는 가능성을 안고 있다. 감시가 자생테러를 낳고 자생테러가 더 심한 감시를 낳는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다. 차르나예프 형제 사건의 후유증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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