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긴장이 고조 되니까 미국의 신문방송이 앞 다투어 서울에 취재기자를 특파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침저녁으로 한국에서 곧 전쟁이 터질 것 같은 식으로 톤을 높여 보도한다. 어제 밤에는 CNN이 1시간에 걸쳐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과 북한의 무력시위 이면을 분석하는 특집을 방영했다. 더구나 마이크 로저스 미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이 이 프로에 나와 “북한이 소규모 국지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하원 정보위원장이면 CIA나 펜타곤으로부터 전쟁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다 받는 위치에 있다. 일반 의원들의 발언과는 무게가 다르다.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놀라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서울시민들의 표정이 너무 평화스럽다는 것이다. 전쟁 일보직전에 있는 나라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서울시민들은 하나같이 “뭐 어쩌겠느냐, 북한의 협박은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걱정하기는커녕 여유있게 미소 짓는 모습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 LPGA를 휩쓸고 있는 한국 여성프로 골퍼들이다. 지난 주에도 LPGA의 매스터스라고 할 수 있는 나비스코 대회에서 박인비가 우승한 것은 물론이고 10위안에 코리언이 5명이나 포함된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한국여성들은 왜 그렇게 골프를 잘 치느냐”는 미국인들의 질문에는 나도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여성프로들의 US LPGA 석권을 나 자신도 불가사의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한국인들의 광기에 가까운 등산열이다. 한번은 LA타임스 기자와 한국에 나간 적이 있는데 그는 한국의 등산 붐에 대해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라고 표현했다. 자신도 등산을 좋아해 알프스와 남미를 돌아다니는데 산이 무너질까 우려되는 초만원 등산객 풍경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인들이 놀라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경제악화로 곧 정권이 붕괴될 것 같은데 쓰러지지 않고 버틴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공산주의에서 어떻게 3대 세습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인민들이 기아선상에서 헤매는데도 왜 독재자에 대한 저항데모가 없느냐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불가사의는 미국인뿐만이 아니다. 한국인들에게도 북한은 불가사의한 존재다. 김정은은 이제 칼을 뺏으면 썩은 새끼줄이라도 잘라야 할 입장이다. 미국공격 카드까지 빼드는 등 워낙 크게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 불바다’ 운운 하지만 서울이 불바다 되면 평양도 불바다가 된다. 김일성 왕조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칼자루를 슬그머니 칼집에 집어넣으면 김정은이 허풍쟁이로 낙인찍혀 내외로 체면이 서지 않는다. 김정은이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기 어렵게 되어있다. 그래서 국지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정부 길들이기 인가. 그것도 어려운 것이 한반도 상황은 이제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문제, 세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북한에 특사를 보내 “너무 화내지 말고 잘 지냅시다” 한다고 해결될 단계가 아니다. 그러다가는 박근혜정권도 출발에서부터 휘청거리게 된다. 김정은은 오바마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인데 그건 정신나간 사람이나 기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도대체 판을 자꾸 키워 놓기만 한 후 나중에 어떤 식으로 수습 하겠다는 것인가. 수습여하에 따라 김정은이 서커스단의 웃기는 광대처럼 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불가사의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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