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는 특별한 힘이 있다. 매력, 신비, 카리스마 같은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강렬한 구심력과 화려한 아우라가 그녀를 감싸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찬란하
게 빛나는 할리웃 스타들이 이 아시안 여성의 콜 하나로 모이고 돈 내고 파티하며 즐거워할 리가 있을까. 에바 차우(Eva Chow). LA 카운티미술관(LACMA)의 유일
한 한인 이사이며, 아트·패션·영화·푸드의 인터섹션에서 막강한 파워를 발하는 사교계 명사‘. 미스터 차우’의 아내이며 패션잡지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토리와
스타일의 주인공인 그녀가 최근엔 라크마의‘아트+필름 갈라’를 3년째 성공적으로 이끌며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뮤지엄이 영화를 예술로 공식 인준하는 행사,스타란 스타는 총출동해 대낮보다 더 휘황찬란한 이행사는 에바 차우와 레오나드 디카프리오가 공동 체어를 맡고 있지만 실제 주인공이 에바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셀러브리티들의 친구이자 대모이고 후원자이며, 그녀 스스로 스타인 에바 차우를 그녀의 홈비힐스 저택에서 만났다. <정숙희 기자>
사 람을 끄는 매력일 을 찾아내는 열정
남편‘미스터 차우’ 와 사교계 파워 커플
‘아트+필름 갈라’ 3 년째 성공 이어가
라크마가 현재 가장 신경 쓰고 있는분야는 영화다. 2015년 윌셔와 페어팩스에 개관예정인 영화박물관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뮤지엄으로는 이례적으로
영화감독 팀 버튼 전시회에 이어 스탠리큐브릭 전을 열고 있으며, 재정난으로 폐쇄될 뻔했던 라크마 영화부(Film Department)가 할리웃의 지원사격으로 회생한후에는 유명 영화비평가 엘비스 미첼을 큐레이터로 영입, 전 세계 어떤 박물관보다 종합적인 예술기관으로 거듭나려는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 에바 차우가 있다. 라크마 영화부의 강력한 후원자인 그
녀는 또한 지난달 마이클 고반 관장, 스티븐 리틀 중국한국미술부장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된 ‘미국미술 300년’전 오프닝 참석차 방한하면서 라크마와 한국, 그리고 미주 한인 커뮤니티를 잇는 핵심 인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라크마는 한인 커뮤니티를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습니다. LA의 한인사회
가 굉장히 큰데다 해외에서 가장 큰 한국미술갤러리도 있으니 신경을 많이 쓰
고 있지요. 이사회에서 내가 유일한 한국인이다보니 아무래도 한국과 관련된 일에는 많이 나서게 되네요”
이번 한국 방문에서도 한국 화가들을 여럿 만났다는 그녀는 한국미술실에 설치
계획 중인 서도호 작품을 위한 펀드레이 징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3년 전 미디어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시작된‘ 아트+필름 갈라’는 처음부터‘ 에
바 차우 프로젝트’였다. “이사로 있는 한뮤지엄에 기여하고 싶었어요. 아트와 패션,영화에 모두 깊은 열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하고 찾아낸 것이 필름부서였죠. 그 다음엔 함께 일을 추진할 파트너로 리오(Leonard Dicaprio를 말함)를 찾았고, 둘이 연구해서 시작한 것이 아트 앤 필름 갈라 프로젝트입니다. 리오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에요. 어려서부터 빅 스타지만 좋은 일을 많이 하고, 환경과문화예술에도 관심이 많지요”화가, 디자이너, 아트 컬렉터, 레스토랑기업가로서 상류사회의 문화예술계에서 할리웃 명사들과 일상적이며 개인적인 친분을 나눠온 것이 자연스럽게 갈라의 파워로 작용했고, 첫 회부터 티켓이 매진됐다. 두 번의 갈라에서 모금한 돈은 약700만달러. 이 기금은 라크마 영화부의교육과 복원 프로그램, 유명 감독 등의 초청강연 등 여러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지난해 행사에는 스티븐 스필버그로부터 아넷트 배닝과 워렌 베이티 부부, 제니퍼 애니스톤, 다이앤 키튼, 잭 니콜슨, 거기에 강남스타일의 싸이까지, 별이란 별은 죄다 모여 오스카 시상식 파티를 방불케 했다. 갈라에서는 매년 영화계와 미술계에서 공로를 인정받은 원로를 선정, 경의를 표하고 있는데 첫 회 때는 클린트이스트우드 감독과 화가 존 발레사리, 지난해에는 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에드루샤가 선정됐다. 올해 갈라는 11월2일로예정돼 있으며,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과화가 데이빗 하크니가 아너로 초청된다.
“영화는 일상생활의 중요한 부분이고,영화가 우리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게 큽니다. 그런데 LA가 전 세계 영화의 중심지인데 비하면 영화관련 활동이나 관심은 활발하지 않은 편이에요. 라크마를 통해 사람들이 영화예술과 좀 더 가까워지길 바라고, 한인들도 많이 찾아와주길 바랍니다. LA에서 라크마만큼 온가족이 나들이하기 좋은 공간도 없으니까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저택의 아트 컬렉션을 다시 한 번 구경했다. 5년 전 그녀를 처음 인터뷰했을 때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던 기억 때문이다. 웬만한 뮤지엄을 돌아보는 것보다 훨씬 멋진 이 저택에서는 눈만 돌리면 20세기 최고의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피터 블레이크가 그린마이클과 에바 차우의 초상, 데미안 허스트의 희귀한 마이크로닷 페인팅, 존 쳄벌레인의 조각, 줄리앙 슈나벨이 그린 웨딩드레스를 입은 에바, 로이 릭텐슈타인, 에드 루샤, 장 미셸 바스키야, 마크 그로찬…이번에는 전혀 새로운 작품들과 조우했다. 마이클 차우의 역작들. 천장이 높은집안의 벽 곳곳에 은피지를 구겨서 붙이고 채색한 그의 대작이 여러 점 걸려 있었다. 인생의 파노라마와 환희가 순수하게 표출된 아름다운 작품들이다.“마이클은 요즘 그림 그리는 일에 열심이에요. 원래 화가였는데 다시 오리지널로 돌아간 것 같아요. 나도 원래 화가였으니 어쩌면 나도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될지도 모르죠”
천부적 예술감각, 미술·영화·패션 섭렵
■ 에바 차우는...
에바 전은 어린 시절 동양화가 김은호와 변관식 선생을 사사한 천부적 재능의 예인으로, 18세 때 미국으로 건너와 영화와 패션계에서 주목 받으며 할리웃 스
타들과 특별한 교분을 쌓았다. 1988년 런칭한 ‘에바 전’ 패션은 니만 마커스, 바니스 뉴욕, 색스핍스 애비뉴 등 고급 백화점에 전시되면서 유명해졌고, 스타들이 그녀의 옷을 입고 오스카 시상식의 레드카펫을 밟았으며,패션잡지들은 앞 다퉈 그녀의 디자인을 소개했다.
에바 전이 에바 차우가 된 것은 1992년. 화가이며 건축가, 배우, 식당재벌인 마이클 차우를 만나 결혼한 후 이들 부부는 예술과 창조의 혼을 함께 불사르며 오랫동안 미국과 유럽의 상류사회 문화예술계에서 독보적인커플로 사랑 받아왔다.마이클 차우는 1968년 런던에서 오픈한 정통 북경 스타일 레스토랑‘미스터 차우’ (Mr. Chow)로 오뜨퀴진의 역사를 새로 쓰면서 45년 동안 런던, 베벌리힐스, 뉴욕, 마이애미, 말리부 등 6개 지역에서 할리웃 스타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당의 명성을 유지해 왔다.
자신의 집과 식당들은 물론 로데오 드라이브와 라스베가스의 알마니부틱도 디자인한 마이클 차우는 그와 친하게 지낸 수많은 화가들-데이빗하크니, 키스 하링, 앤디 워홀 등이 초상화를 그려주어 약 60점에 이르는 초상화만을 모아 유럽과 미국에서 순회 전시한 적도 있는 예술계의 독보적인 인물이다.
지난 1월 차우 패밀리를 특집으로 다룬 W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고반 라크마 관장은“ 푸드, 아트, 패션, 필름 어느 분야에서나 창조성과 기업정신을 매끄럽게 조화시키는, 정말 찾아보기 힘든 멋진 부부”라고찬사를 보냈다. 두 사람 사이에는 현재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 재학중인, 특별한 아름다움과 많은 재능을 가진 딸 에이시아(Asia·18)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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