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자가 결정되는 골프대회 최종라운드는 선두로 나선 선수나 추격하는 선수나 긴장하기 마련이다. 특히 모든 갤러리의 시선이 집중되는 최종일 18번홀의 긴장감을 넘어야만 진정한 우승자로 우뚝 설 수 있다.

24일 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혼다 LPGA 클래식에서도 아리야 주타누가른(태국)이 긴장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트리플보기를 적어내 박인비(25)에게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기나긴 골프역사에서 이 같은‘ 대참사’는 많이 나왔다.

199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비운의 주인공은 장 반 데 벨드(프랑스)였다. 그는 마지막 홀을 남기고 3타차로 선두로 나서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벨데는 18번홀에서 러프와 벙커를 오가다 트리플보기를 적어내 연장전으로 끌려 들어갔고 마지막에 우승컵을 차지한 선수는 폴 로리(스코틀랜드)였다.

‘골프의 전설’ 아놀드 파머(미국)에게도 뼈아픈 역전패의 기억이 있다. 파머는1961년 마스터스에서 17번홀까지 선두를 달렸으나 18번홀에서 어프로치 샷이 그린 뒤쪽 벙커에 빠지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보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던 파머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해 개리 플레이어(남아공)에게 1타 차로 역전패했다.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선수도 있었지만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 버린 추격자도 있었다.

‘숏게임의 귀재’ 필 미켈슨(미국)은 2006년 US오픈 마지막 날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연장전에 합류할 기회를 놓쳤다. 티샷을 왼쪽으로 보낸 미켈슨은 안전하게 레이업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리하게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리다 나무를 맞히는 바람에 우승컵을 날려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