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경기 끝낸 박인비
2등한 줄 알고 짐 싸고 있다가
선두주자가 마지막 홀서
3타 까먹어준 행운에 웃어
지난 시즌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낸 박인비가 2013년 LPGA 투어 두 번째 대회에서 역전 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인비는 24일 태국 촌부리 시암 골프클럽 파타야 올드코스(파72·6469야드)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이븐파에 그친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가른을 1타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상금 226,000달러를 벌어 이 부문 1위로 도약했다.
골프는 지키는 자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홈필드의 10대 주타누가른은 3라운드까지 박세리등 2위 그룹들을 3타 앞서며 LPGA 투어 사상 태국인 최초의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4타가 뒤져 있었던 박인비는 오히려 우승권과 다소 멀어 보였다. 하지만 쫒는 자는 우승에 대한 마음을 비우고 나서는 법.
최종일 17번홀까지도 주타누가른의 우승이 거의 확실했다. 6개의 버디
를 몰아친 박인비가 14번홀에서 통한의 보기를 범해 2타 뒤지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운명의 신은 끝내 10대 소녀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최종 18번홀(파5)에서 주타누가른의 두 번째 샷은 벙커로 빠졌다. 라이가 너무 나빠 1벌타를 감수하고 네 번째 샷을 때렸다.
하지만 이 볼마저 그린을 훌쩍 넘어갔고 주타누가른의 표정은 사색이 되고 말았다. 결국 6번째 샷만에 홀컵 6피트에 붙였다. 더블보기를 범해도 연장 승부를 펼칠 수 있는 상황. 이미 공황상태가 돼버린 18세의 어린 주타누가른은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트리플보기로 끝내 우승컵을 박인비에게 헌납하고 말았다.
눈물이 펑펑쏟아졌고 주타누가른은 LPGA 투어 사상 또 하나의 ‘촉업(큰 승부에서 오그라드는 선수)’ 패배의 희생자로 남게 됐다. 처음에는 짐을 싸려다가 연장전에 대비했던 박인비는 주타누가른의 자멸로 7개월 사이 3번째 우승에 성공하며 톱클래스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최종일 9언더파를 몰아쳐 데일리베스트 오른 대만의 세계 랭킹 1위 청야니는 합계 10언더파로 유소연, 스페인의 베아트리치 레카리와 공동 3위를 마크했다. 청야니는 LPGA투어 개막전 호주오픈에서도 최종일 신들린 스윙을 했으나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3월 기아클래식 우승 이후 무관이다.
최나연은 9언더파 7위, 김인경은 7언더파로 공동 10위를 마크했다. 10대 천재골퍼 리디아 고와 개막전 챔프 신지애는 나란히 5언더파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3라운드 공동 2위 박세리는 4오버파로 무너져 공동 19위로 끝냈다.
<관계기사 4면><문상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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