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 핵실험을 했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는 하루 전 통보했다는 사실이다. 지난번 핵실험 때도 그랬다. 한국은 사전통보 명단에서 빠져있다. 핵실험은 한국의 안보와 직결된 문제인데 북한은 이 문제를 미국과의 담판으로 해결하려는 전략으로 나오고 있다. 지든 이기든 싸우려면 태권도 9단과 싸워야지 1단과는 싸우지 않겠다는 식이다.
이번 핵실험도 미국을 겨냥한 핵실험이다. 북한 국방위는 지난달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가 발사하게 될 여러 가지 위성과 장거리 로켓도 그리고 우리가 진행할 높은 수준의 핵실험도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밝혔었다.
북한은 미국의 전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번 핵실험도 규모가 6-7킬로톤 규모로 밝혀졌는데 미국을 공격하려면 10킬로톤 정도 되는 핵탄두를 싣고 6,000km이상을 날아갈 수 있는 ICBM(대륙간 탄도탄)을 개발해야 한다. 북한은 이 같은 무게의 핵탄두를 운반할 기술이 없다. 핵만 개발했지 이를 실어 나를 기술은 별 볼일 없는 수준에 있다.
그런데 왜 미국을 겨냥해서 실험하는 것이라며 허풍을 떠는 것일까. 미국을 압박해 북미 양자회담을 가지려는 것이 그 목적이다. 한국과는 백날 회담해봤자 소용없고 미국과 담판을 지어야 하루아침에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지난 1,2차 핵실험 때도 유엔결의 등을 무시하고 강경일색으로 나가 베이징에서 북미회담(크리스토퍼 힐 미국무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부상)이 열린 적이 있다.
이번 핵실험에서 북한이 뭔가 보여준 것은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실험을 강행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북중 관계가 예속형이 아니라 자주적이고 대등한 관계라는 것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려도 무시 되었다.
북한의 핵놀음에 세계가 피곤해하고 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와의 사찰협상이 틀어진 이래 20년 동안이다. 1994년 미국의 페리 국방장관은 참다못해 ”미국은 한반도에서 또 다른 전쟁의 대가를 치르더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각오가 되어있다“고 강경한 자세를 보이며 주한미군 가족들의 철수를 서두르는 등 전쟁준비 작업까지 벌였었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이 클린턴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펄펄 뛰는 바람에 미국의 북한 핵시설 공격도 유야무야 되어 버렸다. 북한은 이같은 한미 간의 취약점을 꿰뚫고 있다. 한국이 인질로 잡혀있는 한 미국이 절대 북한을 공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미국의 전쟁 스타일이다. 미국은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다. 인내심을 발휘하여 전쟁을 피하다가 “이제는 더 이상 참지 못 하겠다”는 국민들의 여론이 형성되면 희생을 무릅쓰고 전쟁에 임한다는 사실이다.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월남전, 이라크전, 아프카니스탄 전쟁 등 모두가 “더 이상 참지 못 하겠다”는 국민여론을 업고 벌인 전쟁이라는 것을 북한이 알아야 한다.
미국이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미국의회, 행정부 각료 모두가 북한문제에 지쳐있다. 그리고 일부 공화당 강경파는 “북한을 한번 혼내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김정은 체제를 인정해 달라는 것과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북한과 단둘이 만나 결판을 짓자는 신호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정말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 핵무기 개발(ICBM)을 서둔다면 그때는 미국이 일전불사의 중대한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