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외선거 투표참여 폴란드계 한국인 채리아 씨
"선거 참여는 내가 한국인임을 증명하는 의무이자 권리"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파란 눈’의 한국인 채리아(35·사진)씨.
제18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투표가 시작된 첫날인 5일 뉴욕총영사관 투표소로 늘씬한 유럽계 미녀인 채씨가 들어서자 사람들의 이목이 그녀에게로 집중됐다. 채씨는 폴란드계 영국인 출신으로 2003년 한국으로 귀화한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날 투표를 마치고 나온 채씨는 "투표는 내가 한 나라의 시민으로 국가에 보답할 수 있는 작은 기여"라며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선거 때마다 빠짐없이 투표에 참가해왔다고 말했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러시아에서 보내고 영국에서 살았던 채씨는 1995년 부모와 함께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에 머무르며 ‘한국사람’과 ‘한국문화’에 흠뻑 빠진 채씨는 서울대학교 입학 후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 런던대학교에서 학부시절을 보냈다.
채씨는 "청소년 시절 나는 여러 나라를 떠돌며 국가나 민족의 의미를 제대로 깨우치지 못했었다. 하지만 한국은 내가 ‘조국’이라고 느낀 유일한 나라였다"며 귀화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한국현대사를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채씨는 2010년 대학원 동창이던 한국남자와 결혼했다. 지난해 8월 워싱턴 DC의 저명한 싱크탱크 기관인 우드로윌슨센터의 글로벌 인턴에 선발돼 미국으로 건너온 채씨는 현재 뉴저지에 머무르며 논문을 준비 중이다.
채씨는 "같은 한국인으로서 아직 투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며 "한국 주권을 취득하는 것이 소원인 한국내 외국인들에게는 ‘소중한 한 표’의 행사가 정말 꿈만 같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채씨는 "혈통, 문화의 테두리에 속박된 국가가 아니라 국가가 국민들에게 베풀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반대로 국민이 국가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이번 선거를 통해 함께 깨우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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