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재정절벽(fiscal cliff)의 해법을 찾지 못하면 고용을 줄이고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릿 저널(WSJ)은 미국 대기업들이 연방 정부의 지출 축소와 증세로 경제가 충격을 받는 재정절벽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면서 14일 보도했다.

WSJ는 최근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모임에서 참석자의 73%가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재정절벽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유럽의 재정위기라고 대답한 CEO는 12%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군 장비업체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와 오시코시는 연방 정부의 국방비 지출 삭감에 대비해 이미 부분적인 감원을 했다. 이들 업체는 재정절벽 협상과 관련해 대통령과 공화당이 대치하면 추가 감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회사인 애트나의 마크 베르톨리니 CEO는 고용을 동결했다면서 앞으로 2주 안으로 이사회에 재정절벽과 관련한 비상대책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르톨리니 CEO는 “재정절벽이 발생해 기업의 해고가 늘어나면 미국 국민은 고통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세계 최대 방위업체인 록히드 마틴은 자동 예산삭감이 이루어지면 1만명의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형 군수업체인 허니웰 인터내셔널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정규 고용을 축소했고 해고한 직원 4명 중 1명에 대해서만 대체 인력을 뽑고 있다고 전했다.

가정용 건축자재 유통업체인 홈디포도 고용과 투자에 보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홈디포는 재정절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투자자금 차입을 보류하기로 했으며 상황이 악화하면 직원들을 해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도 있다. 통신회사인 AT&T는 무선망과 일반 전화망의 개선을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14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식료품 중심의 유통기업인 크로거는 내년에 80개 매장을 더 개설하고 고용을 늘리기로 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인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 매장을 1,300개 더 늘리고 수천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CEO들도 재정절벽을 염려했다.

데이빗 딜런 크로거 CEO는 “재정절벽 협상이 대치국면을 맞게 되면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소비자들은 신뢰를 잃고 이전보다 더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