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뜻하지 않은 개솔린 품귀현상으로
▶ 한인업소 정상영업 기대 물거품
샌디로 인해 동부 해안 개솔린 터미널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운송과 배달 등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맨하탄 32가 한인타운에 세워진 콜택시들.
롱아일랜드의 한 한인 네일업소에는 1일 마침내 전기가 들어왔지만 업주 A씨는 또 다른 근심에 빠졌다. 정전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정상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개솔린 품귀현상으로 물거품이 돼버린 것이다. A씨는 "전기가 들어와 한숨 돌릴까 했더니 이제는 발이 묶여 버렸다"며 "손님들의 발길도 거의 끊어진데다 직원 픽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정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업소들이 개솔린 부족으로 인한 운송대란으로 허덕이고 있다. 배달이 영업의 주요 수단인 세탁소부터 청과상, 뉴욕과 뉴저지를 오가는 통근 버스 업체들 및 콜택시 업체들은 개솔린 부족으로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중 차량이 주요 운송수단인 한인 콜택시 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콜택시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약 20곳의 택시 업체가 운영 중이지만 개솔린을 구하지 못해 사실상 개점 휴업인 업체들도 상당수다. 오렌지 콜택시의 한 관계자는 "1일 이후 전체 차량 중 20%만이 영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샌디 이후 이용 문의 전화가 급증했지만 이제는 전화가 와도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욕-뉴저지간 통근 버스를 운영 중인 코리아나 여행사는 정상 운행을 위해 직원 5명이 주유소를 돌며 개솔린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동절기와 서머타임 해제를 맞아 다음 주부터는 1회 늘인 하루 8번 왕복 운행을 계획했지만 주유 공급이 불투명해지면서 이마저도 불확실해진 것이다.
연명섭 사장은 "주유소들이 3갤런짜리 빨간 통을 가져온 이들에게 개솔린을 판매하는데, 통근 차량 운행에 필요한 개솔린은 20갤런이라 턱없이 부족하다"며 "오늘 개솔린을 구하지 못하면 내일 오후에는 운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킹사우나와 한미투어도 개솔린 품귀사태가 계속되면 셔틀버스의 정상 운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세탁업주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맨하탄 할렘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정영훈 뉴욕한인세탁협회장은 "배달을 하루 2번에서 한번으로 줄이고, 밴 대신 승용차로 배달을 하지만 역부족"이라며 "어제는 개솔린을 사러 뉴저지에, 오늘은 브롱스에 직원을 보냈는데 6시간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과와 수산, 식품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뉴욕한인수산입협회에 따르면 도매시장에 물건을 구입하러 오는 소매상들의 수가 1일과 2일 평소의 절반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뉴욕한인청과협회도 회원 업소들의 피해가 대규모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과일이나 채소는 업소에서의 보관기간이 하루 이틀 정도에 불과해, 배달이 제때 되지 않으면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퀸즈 어번데일에서 델리업소를 운영 중인 이종식 뉴욕한인식품협회장은 "하루 10대 정도의 배달차량이 업소에 도착하는데 샌디 이후 배달이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우유와 빵, 생필품 등이 거의 동이 난 상태로, 개솔린 부족사태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타격이 뉴욕시 전체로 크게 번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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