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이 백중지세다. 코리언들은 두 개의 얼굴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마음은 공화당인데 투표할 때는 민주당이다. 마음과 행동이 따로따로다. 공화당 후보를 찍자니 부자와 극우 보수세력 편을 드는 것 같고 민주당 후보를 찍자니 동성연애 정책이 꼴불견이다.
롬니의 지지 세력은 일반적으로 백인남성과 기업인, 극우보수 기독교인, 총기소유 찬성자, 재향군인 등이다. 반면 오바마의 지지 세력은 흑인, 라티노, 노조, 젊은층, 그리고 여성유권자들이다. 총기소유와 낙태문제는 미국이 당면한 가장 큰 사회문제에 속한다. 그런데도 3차에 걸친 TV토론에서 두 후보가 모두 이 문제를 비껴갔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백인 남성표와 여성표가 우르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AP통신이 10월29일자로 분석한 전국의 표밭을 훑어보면 미국 지도의 내륙지방 대부분은 빨간색(공화당)으로 칠해져 있고 민주당 표를 상징하는 파란색은 서해안과 동해안에 널려져 있을 뿐이다. 지도상 칼라로 보면 미국은 공화당 일색이다. 롬니 당선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선거는 직접선거가 아니라 간접선거다. 미국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선거인단이 뽑는다. 유권자의 표를 많이 얻는 것이 곧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선권은 선거인단 270명 확보다. 누가 선거인단이 많은 주를 장악하느냐에 의해 우세와 열세가 갈린다. 롬니를 지지하는 와이오밍, 몬태나, 네브래스카, 노스와 사우스 다코타 등은 선거인단이 3-4명에 불과하다. 롬니의 근거지인 몰몬교의 유타도 6명에 불과하다.
반면 오바마를 지지하는 캘리포니아는 선거인단이 55명, 뉴욕 29명, 일리노이 20명, 워싱턴주 12명 등이다. 롬니를 지지하는 지역 중 선거인단이 많은 주는 텍사스(38명), 조지아(16명) 정도다.
오바마와 롬니의 관심 초점은 선거인단 확보다. 이번 선거에서 빨간색(공화당)도 아니고 파란색(민주당)도 아닌 회색의 주는 콜로라도, 플로리다, 아이오와, 네바다,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버지니아, 위스콘신 등 9개주다. 이 9개주를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결판이 난다. 특히 18명의 선거인단을 가진 오하이오가 누구 편을 드느냐에 선거전의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이 9개주 중에 오하이오, 네바다, 위스콘신, 아이오와, 뉴햄프셔에서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는 곧 281표를 의미하며 당선권 진입이다. 반면 롬니가 이기려면 뉴햄프셔, 위스콘신, 아이오와, 네바다, 콜로라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270표에 이른다. 힘든 언덕을 올라가는 벅찬 싸움이다.
롬니는 자신의 지지율이 계속 오르는데다 이번 선거의 주제인 경제문제 토의에서 자신이 리드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막판에 이르면 부동표가 ‘롬니 지지’로 쏠리게 되어 있다고 자신한다. 반면 오바마는 지지율 여론조사는 백인과 중산층을 주로 상대로 하기 때문에 자신을 지지하는 히스패닉계와 빈민층의 의사가 결핍되어 있어 지지율과 득표 결과는 다르다고 본다. 게다가 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유권자 대부분이 이미 결심을 했으며 인기에 좌우되는 부동표가 이번 선거에서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롬니의 인기상승에도 불구하고 오바마가 자신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거인단 확보로 연결되지 못하는 인기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이다. 선거일을 일주일 앞둔 미국의 대선은 오바마의 미소와 롬니의 초조함으로 그림 그려지고 있다.
<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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