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발표·20년 평균세율 `글쎄’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공증까지 받은 세금납부 자료를 공개했지만 세율과 발표시기 등을 놓고 의혹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롬니 선거캠프는 지난 21일 롬니 부부가 작년 한해 동안 1천370만달러(약 153억원)를 벌어 연방 소득세로 14.1%인 194만달러(약 21억7천만원)를 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롬니는 납세 자료를 상세히 공개하지 않아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캠프로부터 뭔가 숨기고 있으며 이는 그의 부유층 감세 정책과도 무관치 않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이번 발표로 롬니는 소득 신고 시한(10월15일)과 첫번째 대선 후보 TV토론회(10월3일) 이전에 2011년 소득을 공개하겠다고 한 약속은 지켰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공개 시기부터 건드렸다.
롬니 측이 유권자의 관심을 흩트리려고 금요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를 발표 시간으로 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주말에 가까울수록 뉴스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또 롬니가 저소득층을 `정부 의존형’으로 비하한 발언으로 `최악의 주(週)’를 보낸 만큼 기왕 벌어진 상황에 납세 문제를 묻어가려 했다는 것이다.
다음주 금요일 발표를 하면 TV토론회까지 5일밖에 안 남아 토론회에서 이슈가 될 수 있지만 21일 공개하면 12일을 벌 수 있어 납세 논쟁을 잠재우고 토론회에선 오바마의 경제 실정(失政)을 물고 늘어질 수 있다는 전략적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WP는 롬니가 세금으로 정말 많이 냈는지도 의문을 던졌다.
롬니 부부가 지난해 전체 소득의 약 30%인 402만달러를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고 225만달러를 공제받았기 때문에 납세액이 상당히 감소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롬니 부부가 지난 20년(1990-2009)간 평균 납부 세율이 20.2%라고 밝혔지만 산정방식에 따라서는 롬니가 20% 미만의 세금을 냈을 수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중립적 연구기관인 ‘세금정책센터(TPC)’의 로버튼 윌리엄스 수석연구원은 "10년 동안 매년 13% 세금을 내고, 다른 10년 동안엔 매년 27%의 세금을 냈다면 20년간 전체 평균 세율은 20%가 된다"면서 "하지만 13%를 낸 해(年)들에 소득이 높고 27%를 낸 해들에 소득이 낮다면 20년간 전체 소득에 대한 전체 평균 세율은 20% 미만이거나 아주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롬니가 지난 20년간 번 소득을 밝히지 않고 평균 세율만 밝혀 의혹만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년간 평균 세율이 20.2%로 한번도 13.66%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고 추가 발표한 것은 롬니가 이 기간 중산층의 평균 세율 약 15.4%(의회예산국)보다 많이 내고 상위 5번째 소득 그룹의 평균 세율 20.9%와도 비슷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제한된 자료 공개로 `억만장자 귀족 사업가’로 비난받아온 롬니가 정작 해마다 얼마를 벌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공개는 지난 8월 롬니가 10년간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폭로한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한 정도라고 WP는 평가절하했다.
오바마 캠프와 민주당은 롬니의 공개 내용이 미흡하다고 보고 그간 투자 내역 등을 추가 발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의회전문지 더힐 등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롬니의 세금 논쟁 다음 주제는 그의 해외 기업·자산과 관련된 것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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