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시 교육청 소속 교사들이 25년 만에 촉발된 파업을 종료하고 학교로 복귀한 지 사흘 만에 이번에는 시카고 관현악단 단원들이 파업을 선언, 시카고 시 근로 협약 문제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이끄는 미국의 대표적인 교향악단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지난 22일부터 공연 일정을 취소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이번 주 공연 일정과 내달 초로 계획된 뉴욕 및 멕시코 공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으며 CSO의 국제적 명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트리뷴은 "노사 협상이 신속히 타결되지 않으면 26일과 28일로 계획된 미시간 주 앤아버 공연과 다음 달 3일부터 10일까지 뉴욕 카네기 홀 및 멕시코 두 개 도시에서 열릴 예정이던 원정 공연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CSO 드보라 러터 회장은 "상황이 유동적이지만 섣부른 예측은 하지 않겠다"며 "차질없이 공연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CSO 약관에 따라 음악 총감독 무티는 이번 파업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CSO 단원 대표인 베이스 연주가 스티븐 레스터는 "계약 협상이 합의에 도달하기 전까지 단체 연습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핵심 이슈는 급여와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이다.
레스터는 "지난 7월 13일부터 협상을 진행했지만 CSO는 합의 가능한 조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CSO 측이 파업을 조장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CSO가 제시한 임금 조건은 3년 계약 기준 첫해 최저 주간급여 2천795달러(약 313만원), 두번째 해 2천835달러(약 318만원), 세번째 해 2천910달러(약 326만원) 등이다. 지난 16일 만료된 구 계약조건은 주당 2천785달러(약 312만원), 현재 CSO 단원의 평균 임금은 연간 17만3천달러(약 1억9천400만원) 수준이다.
CSO 측은 "대부분의 교향악단 단원들이 이만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며 "CSO 단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복지혜택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레스터는 "CSO 전체 예산 가운데 단원들의 급여 및 연금, 보험과 초과수당 등이 차지하는 비율은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면서 "의료보험 재정은 10년 전과 마찬가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은 24일 협상을 재개했으나 합의 여부는 미지수다.
CSO가 파업을 단행한 것은 지난 1991년 이후 21년 만의 일이다.
당시 CSO는 두 주간의 파업으로 11개 공연을 취소하고 아르헨티나 출신의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대니얼 배런보임의 음악감독 취임식을 연기한 바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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