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 이상 상담 중 30~40% … 재혼가정 많아
▶ 배우자 ‘영주권’ 걸린 경우 학대·언어폭력도
주변의 소개를 받아 4년 전 C모(71) 할아버지와 재혼한 한인 Y모(60)씨는 배우자로부터 받은 온갖 협박과 욕설을 참다못해 최근 이혼을 준비 중이다.
시민권자인 남편 C씨는 최근 Y씨가 신분문제 해결을 위해 본인과의 위장 결혼 사실을 의심하며 욕설과 횡포를 일삼아 이를 견디다 못한 Y씨가 최근 상담소를 찾아 이혼을 의뢰했다는 것. Y씨는 “재혼 초기에는 자상하고 따뜻했던 남편이 영주권이 나올 때가 되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더니 폭언을 일삼는 등 온갖 횡포를 부렸다”며 “이러다가 남편이 폭력까지 행사할 것 같아 이혼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L모(65)씨 역시 평소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려온 피해자로 얼마 전 치욕적인 학대 끝에 이웃들의 신고로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남편은 경찰로부터 주의를 받았지만, 얼마 안가 또다시 예전으로 돌아갔고, L씨는 결국 집을 나와 동생 집에 얹혀살고 있다.
최근 한인사회내 60~70대 부부의 가정폭력이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가정 상담기관들에 따르면 최근 60대 이상 한인들의 상담사례 중 가정폭력 관련이 30~40%에 달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가정폭력 유형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재혼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시민권자와 결혼한 배우자의 영주권 등이 걸려 있는 경우 이를 이유로 학대나 언어폭력은 물론 구타 등 신체폭력까지 발생하는 사례가 다수인 것으로 분석됐다.
레지나 김 가정문제연구소장은 “노년층들의 가정폭력 문제는 오랜 기간 부부생활을 하는 가정보다 재혼가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재혼한 한인 노인 가정 가운데 한쪽만 시민권이 있는 경우 합법적인 체류신분과 웰페어를 볼모로 배우자에게 상습적인 폭행이나 폭언을 일삼는 행위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인 노인가정 내 가정폭력이 심각한 또 다른 이유로 전문가들은 이민사회내 노년층 한인 남성들의 이탈감과 무기력감 등도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 소장은 “가부장적 제도에 익숙한 60대 이상 한인 남성들이 이민생활 속에서 줄어드는 사회활동과 허탈감의 해소 방법을 가정폭력으로 분출하는 것이 노년층의 증가하는 가정폭력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에는 물리적 혹은 언어폭력도 포함되며, 미국 형법상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결코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인 변호사들은 “폭행정도에 따라 중범이 되면 최고 3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으며, 가중처벌도 가능다”면서 “시민권자가 아닐 경우에는 추방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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