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롬니 자충수에 지지도 계속 밀려
▶ 경제문제 집중 · 정확한 메시지 시급
플로리다 사라소타에서 20일 ‘PunchingPoliticians.com’의 두 기자가 미트 롬니와 버락 오바마 인형을 들고 권투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말을 아끼든가 미리 찾아내 선제공격을 하든가"
아마도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현재 마음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면 이게 아닐까 싶다.
더 이상의 책만 안 잡히면 백악관 입성이 눈앞에 보이는데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하고 뒷북이나 치고 있으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지난 11일 리비아 주재 미 영사관 피습으로 대사 등 4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했을 때 롬니가 오바마의 중동 정책을 비난한 게 그렇고, 저소득층을 정부 의존형으로 비하한 지난 5월 발언이 도마에 오르자 롬니가 오바마의 14년 전 ‘재분배’ 발언을 찾아내 그가 `사회주의자’임을 암시하려 한 것도 그렇다.
로널드 레이건은 1980년 이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 구출작전 실패 후 거의 언급을 하지 않고서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의 업무 수행 찬성률을 곤두박질치게 했다. 국가 위기를 정쟁에 끌어들이지 않는 ‘현명함’을 발휘한 것이다.
‘저소득층 비하’ 발언 동영상은 지난 17일 좌파 성향 잡지에 의해 폭로됐고, `재원을 축적하고 재분배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정부 시스템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오바마의 14년 전 발언 동영상은 이틀 뒤인 19일에 나왔다. 선수를 쳐도 모자를 판에 ‘면피 또는 맞불’ 작전을 구사한 인상이 짙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 사정은 롬니 후보에게 유리하다.
전국 실업률은 8%를 넘는다. 지난 1912년 이후 실업률이 8.0%를 넘은 현직 대통령이 재집권한 사례는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밖에 없다.
빈곤층에 지급하는 푸드 스탬프(식료품 구입권) 수령자는 사상 최대에 달한다.
미 가구의 소득 중간값은 20년 만에 가장 낮다.
만일 선거가 이런 경제적 수치만을 갖고 따진다면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결코 재선에 성공할 수 없다.
그럼에도 롬니는 각종 여론 지지율에서 오바마에게 밀리고 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선거 전략가와 분석가들이 최근 주요 언론매체에 기고하거나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롬니의 고전’ 이유와 처방을 살펴본다.
▲찰리 쿡(선거 분석가)=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이는 나쁜 경제 상황 속에서도 그가 선거운동을 잘한 덕분이다. 롬니가 이긴다면 선거운동은 잘 못했지만 경제 문제가 도와줬기 때문이다. 경기전망 분석기관 `블루칩 이코노믹 인디케이터스(BCEI)’가 57명의 최고 이코노미스트들을 조사한 결과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은 1.7%, 4분기는 1.9%로 예상됐다. 올해 하반기 전체 실업률은 8.2%로 추정됐다. 경제가 이 정도라면 전통적으로 재선 가능성이 희박하다. 광고 등 롬니 진영의 선거전략에 문제가 있다. (내셔널저널 기고문)
▲댄 슈너 (USC 정치연구소장, 2000년 존 매케인 선거본부 대변인)= 지난 7월 해외순방 때 말실수, 지난달 30일 공화당 전당대회 때 후보 수락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에 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과 원로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빈 의자’ 지지 연설, 선거 캠프내 내분설 등 최근 몇 주일째 롬니 자신과 주변의 실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지적한 데 대해)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롬니가 나쁜 뉴스가 가라앉기를 기다리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뭔가를 해야 한다.
▲마크 매키넌(2000년 조지 W 부시의 수석 미디어 전략가)= (롬니 캠프의 손발이 안 맞는다는 워싱턴포스트 지적과 관련) 2000년 부시 캠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우리는 그때를 ‘검은 9월’(Black September)이라고 불렀다. 모든 게 엉망이었고 모든 사람이 해고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때와 너무도 비슷하다.
▲존 위버(전 매케인 선거 전략가)= (롬니의 인터뷰나 연설 내용이 일관성이 없고 산만하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대해) 도대체 롬니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이번 대선은 오바마를 상대로 한 복잡한 싸움이 아니다. 경제를 살릴 구체적 계획을 하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롬니는 실수하지 말고 절제하면서 집중해야 한다.
▲워싱턴포스트 19일자 기사= 롬니가 선거운동을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리려면 첫째 경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또 최근의 악재들로 인해 롬니가 이길 수 없는 선거가 돼 가고 있다는 인식으로 번지지 않게 막는 것이다. 투표일까지는 아직 40여일이 남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19일자 기사= 오바마는 롬니가 대통령직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기 때문에 롬니를 물리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롬니는 왜 오바마를 이기길 원하는가. 그 대답은 (연거푸 터지는 실수 등으로) 매일 대중의 눈에서 희미해지고 있다. 롬니는 (대통령이 될)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 그 기회는 스스로 얻은 것이다. 더 늦지 않게 조용한 곳에서 국민이 자기로부터 무엇을 더 받을 게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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