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후보수락 연설 대단원의 막
4~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타임 워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틀째 대회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의해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이날 행사는 애초 7만5,000명을 수용하는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야외 경기장을 연설 장소로 잡았으나 날씨가 나빠진다는 예보에 따라 1만5,000명이 들어가는 타임 워너 실내 경기장으로 변경했다.
이날 낮까지 샬럿 현지는 약간 구름만 낀 채 약간 무더운 날씨를 보였을 뿐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 수락 연설에서 장기 침체 상황에 빠진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며 중산층을 두텁게 할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구체적인 재집권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전날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밝힌 대로 미국 경제가 활기를 되찾게 하고 8.3%에 달하는 실업률을 끌어내리려면 시간이 ‘4년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에 앞서 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과 차기 국무부 장관으로 유력한 존 케리 상원의원이 나서서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의 경제·사회 공약을 비판하고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등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성과를 과시했다.
공화당은 앞서 지난주 플로리다 탬파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롬니-라이언 정·부통령 후보를 지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면 60여일 남은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됐다.
오바마-롬니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인 상황에서 7일 발표될 8월 실업률을 비롯한 경제 지표와 앞으로 세 차례 치러지는 TV 토론회, 양 캠프가 경쟁적으로 쏟아낼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선거 전략 등에 의해 승패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나 두 후보를 비롯한 양당 지도부의 결정적 실수 등 ‘돌발 변수’가 판세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수도 있다.
축제·시위·검문검색…샬럿 흥분과 긴장
■ 현장분위기 스케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 밤 민주당 대선후보 공식 수락연설을 하게 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타임워너 케이블’ 경기장 안팎에는 열띤 흥분의 분위기와 팽팽한 긴장감이 동시에 감돌았다.
행사장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4중, 5중의 삼엄한 검문ㆍ검색이 이어졌으나 4년 만에 열리는 `축제 현장’을 직접 찾은 전국 각지의 지지자들은 또 한 번의 신화 창조를 염원하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AP통신, CNN방송,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물론 한국, 일본, 멕시코 등 전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들은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이며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에 가세했다.
▲축제 분위기… 산발적 집회도 = 샬럿 시내에서는 백인,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 등 말 그대로 모든 인종이 함께하는 ‘잔치의 한마당’이 이어졌다.
전당대회장으로 향하는 진입로 양쪽에는 오바마 대통령 가족 등의 모습을 담은 배지, 티셔츠, 모자, 액자 등 각종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이 모처럼의 대목을 맞아 참석자들을 `유혹’했다.
콘돔을 공짜로 나눠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선거캠프에서 공짜로 배포하는 스티커를 판매하는 `얌체’도 등장했다.
도심 식당과 커피숍에는 워싱턴 DC에서도 보기 어려운 연방의회 의원 등 각계 유명인사들이 일반인들과 섞여 전당대회 분위기를 주제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최근 공화당 전당대회 때 허리케인 `아이작’(Isaac) 현장인 루이지애나주 올리언스로 급파됐던 CNN 방송의 간판앵커 앤더슨 쿠퍼와 솔리대드 오브라이언이 거리에 나와 밝은 모습으로 행인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MSNBC 방송은 도심 한복판에 자사를 홍보하는 `MSNBC를 경험하세요’(MSNBC Experience) 코너를 마련했고 CNN 방송은 식당을 빌려 특별취재본부를 만들고 전당대회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또 행사장 인근에는 낙태 반대, 반전(反戰), 동성애 커플 결혼 허용 등을 외치는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피켓시위를 산발적으로 이어갔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낮 한때 소나기가 쏟아지기도 했으나 오바마 대통령 지지자들의 축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지는 못했다.
▲비밀경호국 요원 출동 = 오바마 대통령 내외와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는 물론 각계 `거물’이 대거 등장하는 행사인 만큼 이날 샬럿 시내의 검문ㆍ검색은 더욱 심해진 모습이었다.
차량 통제 때문에 도심으로 들어가려면 외곽에 주차를 한 뒤 10분 이상 걸어야 했고 불가피하게 차량을 이용해 진입하는 경우에는 경찰이 트렁크, 보닛 등을 열어 살펴보는가 하면 경찰견까지 동원해 좌석을 일일이 살폈다.
특히 행사장 입구에 도착해도 한차례 출입증 검사를 한 뒤 대형 철제 바리케이드를 거쳐 X레이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고 실내로 들어갈 때 다시 한번 출입증 검사를 하는 등 4중, 5중의 검문ㆍ검색이 펼쳐졌다.
전당대회장 인근에는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마크가 달린 제복을 입은 백악관 경호원들이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살벌한’ 모습으로 출입자들을 노려보기도 했다.
오토바이, 자전거를 탄 경찰 수백명이 시내 곳곳에 배치돼 경비와 안내 역할을 맡았고 샬럿 상공에는 전날에 이어 헬기 몇대가 선회하며 시내를 내려다보는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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