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에 관해 살펴온 칼 새드코우스키와 레지 사키-마도는 지난 주말 실제로 만났을 때 이미 상대방에 대해 상당히 알고 있었다. 아이오와 주 시다폴스에서 온 새드코우스키(18)는 사키-아도가 음악에 조예가 깊다는데 감명을 받고 있으며 그가 잠을 잘 자는 친구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가나에서 온 사키-아도(17)는 미국문화에 대해 배우기를 열렬히 원하지만 “괴상한 별난” 룸메이트와 살게 될까봐 한편으론 걱정하고 있었다.
아이오와 주 그린넬 칼리지의 이 두 신입생이 룸메이트가 되기까지 당사자들 못지않게 관심과 시간을 할애한 사람은 앤드레아 코너, 이 대학 기숙사 생활 디렉터다. 그녀는 지난 한 주 이상 450명의 기숙사 입주 신청서를 검토하여 첫해 룸메이트를 일일이 짝지어 주는 작업에 6명의 스태프들과 함께 몰두해 왔다.
미국 대학 기숙사 룸메이트 선정 작업에 점점 더 많은 온라인 소프트웨어가 활용되고 있지만 그린넬 칼리지는 아직도 컴퓨터보다는 사람이 짝짓기를 훨씬 더 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대학 중 하나다.
“베스트 프렌드를 만들어 주려는 게 목적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코너는 그러나 “기숙사 방에서 만족하면 공부에 집중할 시간을 더 갖게 되므로” 룸메이트 선정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룸메이트 고르기는 전통적으로 불안이 동반되는 작업이다. 잘못된 룸메이트 선정이 얼마나 큰 비극을 불러올 수 있는가는 2010년 럿거스 대학에서 발생한 동성애자 남학생의 자살 사건이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당시 바이얼린 전공의 신입생이었던 타일러 클레멘티는 자신의 동성애 장면을 룸메이트가 몰래 설치한 웹카메라로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후 수치심을 못 이겨 허드슨 강 다리에서 투신자살했었다.
지난해 미시간대학과 라이스대학을 포함한 수개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들이 1,200여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룸메이트와의 갈등은 대학 신입생이 학교를 중퇴하는 톱5 이유 중 하나로 나타났다.
요즘의 대학들은 한 세대 전에 비해 신입생들의 룸메이트에 대한 관심과 희망사항에 훨씬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친동성애자 기숙사, 마약중독 재활자를 위한 하우징, 예술이나 비즈니스 등 전공에 따른 테마 하우징 등을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학생들이 룸메이트에 대한 사전정보를 얻게 되는 통로도 되지만 바로 이런 점이 캠퍼스 하우징 담당자들에겐 골칫거리를 더해주기도 한다. 요즘 방을 바꿔달라는 요구가 증가했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미리 입수한 자녀들의 예비 룸메이트 신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모들의 요구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학생들의 방 배치를 더욱 복잡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부모들”이라고 에이크론 대학의 하우징 책임자 존 메시나는 말한다.
뉴욕주 가든시티의 애델피 대학은 금년 봄 입학허가를 받은 학생들이 룸메이트 후보들을 서로 인터뷰할 수 있는 스피드-데이트 스타일의 행사를 마련했다. 뉴욕주 로체스터 공대의 2,500명 신입생들은 이번 가을 매치닷컴 같은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와 유사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해 룸메이트를 선정할 수 있다.
이 대학 하우징 운영 디렉터인 칼라 디렐라는 이 같은 변화가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어 방 바꾸기가 좀 줄어 들기를 바라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반응이 좋은 편이다.
“괴상하지 않고 대화가 잘 되고 유머가 있는 룸메이트를 발견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대학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룸메이트를 구한 브룩 밀란은 만족을 표한다. 자신의 고교동창들 대부분은 무작위로 선정된 룸메이트와 함께 지내야 하는데 벌써 불평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 각자가 룸메이트를 선정케 하는 것은 학생들을 자신들의 안전지대 밖으로 불러내려는 상당수 대학들의 목적과는 어긋나는 일이다. 그런 이유로 뉴욕의 해밀턴 칼리지와 노스캐롤라이나의 웨이크포레스트대학 등은 친구를 한 방에 배치하는 것을 거부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오랜 전통은 한 걸음 더 나가 있다 : 학생들은 자신의 룸메이트를 선정할 수 없으며 입주 당일까지 룸메이트의 신상도 공개하지 않는다.
“이 연령대의 학생들은 흔히 자신과 비슷하기 때문에 편하게 느껴지는 사람만을 택하려고 한다”고 앰허스트 칼리지의 하우징 부 디렉터 파멜라 스타워즈는 지적한다. 이 대학에선 금년에 475명의 신입생들을 하나하나 살펴 룸메이트로 ‘짝짓기’ 해주었는데 “정말 다양하게 믹스를 시켰다”고 그는 전한다.
그것은 바로 그린넬 대학의 의도이기도 하다.
새드코우스키와 사키-아도는 둘 다 남녀 혼용 기숙사에 살기를 원했다. 각자 개인 공간에 대한 생각도 같았다. 그리고 새도코우스키는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과 룸메이트를 하는 것에 흥미를 보였다. 그래서 이 두 학생을 룸메이트로 배정한 디렉터 코너는 이들이 서로에게 잘 적응해 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이 일생 친구가 될 것인가는 물론 아직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새드코우스키는 이번 짝짓기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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