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발로 110m 피니시라인 밟아
좌절한 ‘황색 탄환’이 13억 중국인을 울렸다.
류샹은 7일(현지시간)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육상 110m 예선에서 첫번째 허들을 넘다 쓰러져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재발한 오른발 아킬레스건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오른발을 감싸쥔 채 한참을 고통스러워했다.
류샹이 국민 일반의 정서를 실망에서 감동으로 바꾼 것은 다음 장면이었다. 이미 경기를 마치지 못한 것으로 선언(DNF)됐지만 그는 다시 일어서 왼발만으로 힘겹게 피니시라인을 밟는 ‘혼’을 보여줬다.
부상에 발목잡힌 것은 베이징올림픽때와 같았지만 경기를 뛰어보지도 않은 채 포기했던 4년전과는 자못 다른 태도였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안방에서 영웅의 비상을 고대하다 실망한 중국팬들은 대부분 류샹을 ‘겁쟁이’라며 비난했지만 이번에는 격려의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배우 저우쉬안치는 마이크로블로그인 ‘웨이보’에 "솔직히 나는 울고 말았다. 그가 빨리 회복하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포털사이트 ‘시나’는 사설을 통해 "류샹은 레이스에서 졌지만 삶에서는 승자다"라며 "고통을 참으며 경기장에 서 있는 것 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라고 치하했다.
작가 양밍은 신화통신에 기고한 글에서 "류샹은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례없는 스트레스와 싸운 사람임을 증명해야 했다"고 적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24세 직장인 후앙완칭은 "류샹이 한쪽 다리로 경기장을 뛰는 것을 봤을 때 우리는 모두 그가 위대한 남자라고 생각했다"며 "그가 해야할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27세의 공무원 구안이는 "류샹이 지나친 심적 압박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얼마나 힘들지 알 것 같다. 빨리 회복하기만 빈다"고 말했다.
다만 제대로 달려서 이길 자신이 없는 류샹이 ‘쇼’를 한 것이라는 식의 비판적인 네티즌 반응도 전혀 없지는 않았다.
(베이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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