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
▶ 국제봉사활동 조직 ‘희망 모기장’ 설치 운동
라이프네츠 파운데이션 설립자 알버트 유(원안 사진)씨가 프로젝트 디렉터 준 리(왼쪽)씨와 함께 말라위 주민들에게 모기장 설치법을 설명하고 있다.
생후 8개월부터 심장수술을 하는 등 각종 병치레로 발육이 느렸던 아들은 어린 시절 밥을 안 먹겠다며 떼를 쓰는 적이 많았다. 이럴 때 마다 어머니 유숙정(49)씨는 고육지책으로 굶주림에 죽어가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너 자꾸 밥 안 먹으면 아프리카로 보내 버린다.”
이 같은 어머니의 협박 때문이었을까. 당시 ‘밥을 잘 안 먹던’ 아들 알버트 유(20)씨는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소국 ‘말라위’를 돕는 열혈 젊은이로 성장했다.
얼마 전에도 아들은 말라위에 머물다가 까맣게 그을린 얼굴과 냄새나는 몸을 이끌고 지난 22일 뉴저지 오라델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 유씨는 올 2월 “말라리아로 인해 매년 수만명이 목숨을 잃는 말라위 국민들에게 ‘모기장’을 선물하자”며 ‘라이프네츠 파운데이션(LifeNets Foundation)’을 조직한 인물. 라이프네츠 운동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이끌어 낸 유씨는 불과 수개월 만에 3만 달러를 모금해 6명의 팀원과 함께 지난달 말라위로 날아가 5세 이하 자녀를 둔 약 750곳 가정에 모기장을 설치해주는 1차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완수했다.
유 씨가 말라위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지난해 여름. 당시 구호단체를 통해 말라위를 방문했다가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목격한 것이 그 계기였다.
유씨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후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대학생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며 “결국 돈을 모아 모기장을 선물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에 모금활동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짰다”고 말했다. 다행히 유씨가 제작한 웹사이트는 큰 호응을 얻었고, 팀원들도 쉽게 모여 적극적으로 도와 일이 쉽게 진행됐다.
유씨에 따르면 모기장 나눠주는 사업은 이미 여러 구호단체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말라위 주민들은 이들이 지급한 모기장이 잘 찢어지고,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의 대부분 방치하는 상태. 그래서 유씨는 이번 방문을 통해 이런 단점을 보완한 12달러 짜리 고가의 모기장을 주민들에게 제공했다. 말라위 주민의 눈에 맞춘 이같은 관심 덕분에 유씨 팀원들이 나눠준 모기장은 사용률이 99%가 넘을 정도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유씨의 최종 목표는 모기장 설치가 아니다. 모기장은 최대 수명이 5년에 불과해 임시방편의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유씨는 “근본적으로는 말라리아 병을 퇴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말라위 주민들이 작은 병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본 건강을 되찾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유씨와 팀원들은 내년부턴 의사를 섭외해 함께 말라위를 방문하고, 효과적인 물 공급을 위한 프로젝트를 전개할 계획이다.
현재 뉴욕 렌슬러 공대에서 7년제 학부와 의대 통합프로그램에 재학 중인 유씨는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은 물론, 훗날 말라위에 병원을 짓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우는 땅 아프리카와 언젠가는 함께 웃고 싶다”고 말했다.<함지하 기자>
A1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