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묵속사 스케치 등 30점 LA 첫 소개
▶ 독도화가 권용섭 ‘북녘 땅 그림전’ 비젼 갤러리서 24일 개막
“고성 문앞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다섯 명의 아녀자들이 한복을 입고 지나갔다. 장총을 메고 일터로 가는 아낙이 아들인 듯한 소년에게 뭔가 전해주고 있는 모습이 정겹기도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풍경이다”(장총을 메고 일터로 가는 평양의 아낙네)
“식당의 접대원 아가씨는 다재다능한 장기로 손님을 맞이한다. 단고기를 권하기도 하지만 독도 노래를 연주해 보여주기도 했다”(음식점에서 ‘간밤에 독도야 잘 있느냐’를 연주하는 현대판 평양기생)
‘독도화가’로 널리 알려진 권용섭 화가가 북한의 이모저모를 화폭에 담은 ‘북녘 땅 그림전’이 24~30일 비젼 갤러리(디렉터 조덕남)에서 열린다.
육이오 62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 전시회는 ‘독도화가’로 널리 알려진 권용섭씨가 수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그린 백두산과 금강산은 물론 모란봉 을밀대 및 평양 풍경의 수묵속사 스케치 30점을 소개하는 작품전으로, 평소 접하지 못했던 평양 거리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다.
권용섭 화백은 한국서 1998~99년 우리 땅 북녘 산하전을 수차례 갖고 북한 풍경 전문가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LA에서 북한에 관한 그림전시회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98년 금강산을 기행했고, 2003년 ‘평양을 아름답게’ 문화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해 을밀대를 비롯한 북녘 땅을 답사, 실경을 수묵속사로 현장 사생한 독보적인 한국화가다.
수묵속사는 어떤 상황에서나 빠른 속도로 스케치하는 기법으로, 권 화백은 평양 거리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촬영 금지지역을 즉석에서 생생하게 화첩에 옮겨와 밀폐되고 통제된 북한의 주민상을 외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회에 소개되는 그림들 중에는 화물기차를 타고 가는 북한 주민들, 매대원의 삼륜차 배달, 대동강변의 썰매 타는 아이들, 모란봉 을밀대에 소풍 나온 아이들, 이른 아침 일터로 가는 평양시민들, 교통신호 여성 안내원 등의 모습이 담겨 있다.
권 화백은 “요즘 종북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어서 이를 문화로 평화롭게 여과시키려는 시도”라고 전시회의 의미를 설명하고 “고발성이 아니라 문화적 접근으로써 사진보다 그림으로 알리자는 뜻”이라며 “60년이 넘도록 조국이 분단된 이념의 높은 철벽을 넘을 수 있는 것은 문화와 붓의 힘”이라고 말했다.
개막일은 24일 오후 5시, 오후 4시부터 작가의 백두산 천지 수묵속사 시연과 북한 방문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시간도 있다.
비젼 갤러리 4011 W. 6th St. #102 LA, CA 90020, (310)938-745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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