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링 컴패년 (Darling Companion) ★★★
‘빅 칠’과 ‘그랜드 캐년’ 등에서 앙상블 캐스트를 사용해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과 소외감 그리고 혼란과 희망 등을 많은 대사와 좋은 연기를 통해 탐구한 로렌스 캐스단 감독의 또 다른 앙상블 캐스트의 인물과 성격 개발 영화로 역시 말이 많다.
주워 기르는 개를 통해 부부 간의 멀어진 사랑이 다시 회복되는 얘기로 연기들이 훌륭하고 내용도 그만하면 보편성이 있긴 하지만 시대정신을 정확하고 공감하게 묘사하기엔 각본이 약하고 구성이 산만하며 속도가 느리다. 그 많은 말들이 때론 공허하게 들려 깊이 마음을 파고들지 못하고 그냥 말의 잔치처럼 느껴진다.
성공한 외과의로 일밖에 모르는 나르시시스트 외과의 조셉(케빈 클라인-이 번으로 캐스단의 영화에 여섯 번 출연)은 아내 베스(다이앤 키튼)가 고독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전연 못 느낀다. 베스는 어느 날 딸 그레이스(엘리자베스 모스)와 함께 차를 몰다가 하이웨이 주변에 버려진 개를 발견, 즉흥적으로 이 개를 집에 데려다 키우기로 한다. 그리고 이름을 하이웨이라고 부른다. 물론 조셉은 이에 반대한다.
베스는 하이웨이로 인해 삶의 온기를 다시 찾고 조셉도 마음이 녹는다. 그리고 하이웨이 때문에 그레이스와 수의사 샘(제이 알리)이 사랑에 빠진다.
그로부터 1년 후 로키산 속의 텔루라이드에 있는 조셉의 별장에서 그레이스의 결혼식이 열리고 참석했던 일가친척들이 뿔뿔이 떠난다. 남는 사람은 조셉의 여동생 페니(다이앤 위스트)와 그의 새 애인 러셀(리처드 젠킨스) 그리고 페니의 심각하기 짝이 없는 의사 아들 브라이언(마크 더플래스). 여기에 정체가 불분명한 이국적인 집시 스타일의 조셉의 별장 관리인 카르멘(아이엘렛 주러)이 합류한다. 그리고 이들이 별 의미도 없는 말들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 영화의 진행을 방해한다.
영화는 조셉이 하이웨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개를 잃어버리면서 속도를 내게 되고 또 재미와 의미도 함께 갖추게 된다. 모두가 나선 하이웨이 수색작업 과정에서 이들은 셰리프 모리스(샘 쉐파드)를 비롯한 동네 사람들을 만나는데 이 부분은 너무 단편적으로 처리됐다.
조셉과 베스가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둘이 밤새도록 생경한 자연 속에서 하이웨이를 찾아다니면서 그동안 둘 간에 적체됐던 한과 유감과 취약점 등이 그대로 노출되고 다시 치유된다.
조금만 더 진행이 빠르고 쓸데없는 말들을 잘라냈더라면 매우 좋은 영화가 됐을 것이다. 베테런 배우들의 연기와 촬영이 좋다. PG-13. Sony Classics.
랜드마크(310-281-8233), 셔먼옥스 아크라이트(818-501-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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