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부터 죽어라 일해도 기름값 대기 바빠”
브롱스 헌츠포인트 청과시장에서 배달트럭 운전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유가가 뛰면서 한인경제 곳곳에 깊은 시름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차량 운행을 생업의 기본으로 하는 트럭 배달업자나 콜택시업계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개스 가격의 체감온도를 생활의 현장에서 생생하게 느껴본다.
7일 자정 뉴욕 브롱스 헌츠포인트 청과시장에는 새벽 배달을 나갈 트럭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꽉 들어차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소와 다를 것 없이 활기찬 모습이지만 배달트럭 운전자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배달트럭 경력 8년차인 김성식(47, 가명)씨는 건물 계단 옆에 앉아 연신 담배를 피웠다. 그는 손에 들려있는 주유 영수증을 뚫어져라 보면서 혀를 찼다. 김씨의 디젤트럭은 한번 주유할때마다 250달러가 들어간다. 1년 전만 해도 200달러에 풀 탱크를 채웠던 것에 비하면 50달러가 더 들어가는 셈. 그의 트럭은 1갤런에 7마일밖에 달릴 수 없어 그야말로 길에다 돈을 뿌리는 셈이다. 지난 1-2월동안 그가 사용한 디젤유 비용만 3,000달러로, 일년이면 개스비만 2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름이 아까워 공회전도 하지 않는다는 김씨는 “옛날에는 티켓을 받을까봐 시동을 켜 놓은 채 물건을 내렸으나 이제는 무조건 시동을 끈다“고 말했다.
트럭을 몰기 위해서 지출하는 비용은 이것만이 아니다. 2년 전 새 배달 트럭을 7만달러에 구입, 매달 1,300달러씩을 자동차 할부금으로 지불하고 있다. 또한 교통위반 티켓을 받은 기록으로 인해 매달 400달러 정도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고, 톨비와 헌츠포인트 주차비용으로 1달 기준 800달러 정도가 나간다. 결국 기본적인 운영경비로 매달 4,000달러 정도가 나가는 것이다. 게다가 만약 주차위반으로 티켓을 받거나, 팟홀 때문에 타이어라도 찢어지면 수백달러가 그냥 날라간다.
문제는 매달 최소 4,000달러씩 운영 경비를 벌지만 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현재 브롱스 헌츠포인트 청과시장에서 배달트럭을 운전하는 한인은 90명 정도. 이들은 개별적으로 트럭킹 회사에 소속돼 있으며 회사를 통해 배달지역 및 가게, 물품을 배정받고 자신 소유 트럭으로 배달을 하는 조건으로 전체 배달비의 80%를 받는다. 20%는 트럭킹 회사가 매니지먼트 비용으로 가지고 간다.
뉴욕한인청과협회의 한문선 운송부회장은 “보통 트럭배달 자가 운전자는 1주일에 2,000달러, 매달 평균 8,000달러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며 “트럭배달 운전사는 모든 비용을 자신이 지불해야 하는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비용 공제 후 남는 돈은 4,000달러 정도”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배달트럭 보조 인력 비용까지 더하면 결국 남들이 모두 잠든 시간인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10시까지 12시간을 꼬박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이보다 적다.
자신을 15년 경력의 배달트럭 운전사라고 밝힌 한 한인 남성은 “수입은 그대로인데 개솔린가격은 계속 뛰고 있어 트럭을 팔고 전업하고 싶다”며 “다시 직업을 고르라면 배달운전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윤재호 기자>jhyo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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