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 사실 발표 후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북한이 22일(이하 현지시간)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혁명위업의 계승자·인민의 영도자’로 명시, 사실상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북한은 또 김정일 추모기간을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주민의 충성 다짐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전면에 ‘위대한 김정일 동지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심장 속에 영생하실 것이다’라는 장문의 사설에서 “김정은 동지의 영도는 주체의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빛나게 계승·완성해 나갈 수 있는 결정적 담보”라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지켜 주체혁명, 선군혁명의 길을 꿋꿋이 걸어나가야 한다”며 “위대한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단결하고 단결하고 또 단결하며 그 이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김정일 사망 이후 유훈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김정은이 당분간 ‘유훈통치’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조선중앙TV가 21일 공개한 영상에서는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에서 참배를 마친 군과 당의 고위간부 등 조문객들이 김정은 앞으로 가 허리를 90도로 굽혀 깍듯이 인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김정일의 넷째 부인으로 김정은의 계모인 김옥(47) 국방위원회 과장이 김정은에게 90도로 예의를 갖추는 장면도 포착됐고, 군부의 일부 고위인사는 인사를 올리며 거수경례로 충성을 다짐하기도 했다.
지난 20일부터 이곳 김정일 빈소에서 고위 인사들을 맞이하며 최고 지도자로서 홀로서기에 나선 김정은이 사실상 충성서약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의 언론매체에 등장하는 주민들이 김정은에 대해‘ 영도자’‘ 계승자’‘위인의 풍모’ 등 찬양조의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북한사회 전반에 충성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의 하나로 분석된다.
2009년 1월 후계자에 내정된 뒤 채 3년도 안 되는 후계체제 구축기를 가졌던 만큼 이번 추모기간을 통해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압축적으로 진행하려는 북한의 다급한 속내가 읽힌다.
김정은은 또 북한의 고위인사뿐 아니라 외교 사절 및 재외동포 단체 조문객을 직접 맞이함으로써 이번 조문기간을 김정은을 새로운 지도자로 국제사회에 인식시키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김정은(왼쪽 두 번째)이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조문객들을 맞으며 이른바‘조문 통치’를 시작한 가운데 김정은의 친여동생 김여정(24)으로 확실시되는 젊은 여성이 김정은의 바로 뒤에 서서 조문객을 맞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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