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한인 사회사에서 2011년는 2세들에게 한국어 교육이라는 ‘정체성 물려주기’에 있어 그 전과 후가 확연히 다른 기념비적인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 교육의 현장 1번지가 한인사회 내부 기관에서 주류의 교육기관으로 본격적으로 옮겨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어 정규반을 성공적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큰 교훈을 얻게 되었다.
지난 2월에 북가주 한국어정규과목채택추진위원회가 발족됐다. 그리고 2010부터 한국어 정규반의 신설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던 산라몬 거주 한인 학부모들의 노력이 2011년 초 산라몬밸리통합교육구의 결정으로 결실을 맺어 가을학기부터 도허티밸리고교에 3 개의 한국어 정규반이 개설됐다. 몬트레이 카운티 살리나스의 스타인벡초등학교에도 GATE 프로그램 한국어반이 개설됐다.
산라몬 도허티밸리고교에 한국어 정규반이 신설된 것은 이 지역 한인들이 오fot 동안 공동의 이익을 위해 조직적으로 협력해 온 바탕 위에서 이루어진 부분이 크다. 산라몬, 댄빌, 플레젠튼 등 ‘트라이밸리’ 지역 한인들이 ‘트라이밸리 한인 학부모회’를 통해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정보교환, 한인 틴에이저들이 동네 한인 초교생들을 위한 60여개 북클럽 운영, 어머니들의 공동구매 등으로 같이 움직이기 시작한지가 벌써 10년 됐다. 따라서 2010년 하반기부터 산라몬 지역 한인들이 ‘산라몬 한사모(한국어 사랑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2011년 가을 학기를 목표로 한국어반 개설을 요구하려 나섰을 때 그 구성원들이 어느 정도 조직적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조직력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쿠퍼티노, 팔로알토, 마리나(몬트레이 인근 한인밀집 도시)에서도 한인 학부모들이 교육구가 한국어를 정규 외국어반으로 채택되도록 요구하고 나섰으나 조직력 미비로 적어도 2011년에는 실패한 사례로 기록된다. 일부 지역은 2년째 성과를 못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구가 일단 관심을 보였지만 학생 설문조사 등을 통해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제때 입증해 내지를 못한 것이다.
<서반석 기자> seobs@koreatimes.com
도허티밸리 고교 한국어반 신설에는 지역 한인 학부모들의 역할과 총영사관의 후원이 큰 힘이 됐다. 지난 7월 23일 열린 한인학부모회 주최 도허티밸리 고교 한국어반 후원기금 마련 골프대회에서 산라몬 밸리 통합교육구 랍 스탁버거 과장이 학부모등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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