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내년 4월 한국 19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시작되는 재외국민 선거 유권자등록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이 속담이 떠오른다.
지난 2009년 2월12일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재외선거 제도가 도입된 이후 LA를 비롯한 뉴욕, 애틀랜타 등 한인 밀집지역에서는 각 정당 및 특정 정치인 후원조직이 생겨나고 이들 단체를 중심으로 한인사회가 선거 열기로 달아오르는 등 재외선거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은 대단해 보였다.
하지만 정작 유권자 등록이 시작되자 ‘선거 열기’는 찾아볼 수가 없다. 280여만명에 달한다는 재외선거인들 가운데 유권자 등록을 마친 선거인들은 현재 1%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권자 등록 기간이 내년 2월11일까지로 3개월간 진행되기 때문에 초반 등록률을 가지고 참여도를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일지 모르지만 예상보다 너무 저조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재외선거를 위한 유권자 등록이 시작됐다는 사실, 그리고 투표 참여방법에 대해 모르는 유권자들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다. 해외 한인들의 오랜 숙원이자 정치 축제인 재외선거의 출발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거주하는 LA에서도 등록률은 저조하기 그지없다. LA 총영사관 관할지역의 경우 재외선거인과 유학생 및 주재원 등 모두 25만여명의 유권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28일까지를 기준으로 총 유권자의 0.1%에 불과한 356명만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 참여율이 낮은 원인 중 하나는 물론 멀리 사는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유권자 등록을 위해서는 직접 총영사관을 찾아가야 하도록 규정한 현행 공직선거법이 큰 제약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 보다 우선 많은 한인들이 한국 선거에 무관심한 것도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한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한국 선거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참정권을 꽃피우는 축제로 표현될 수 있는 재외선거 초대장은 이미 280만 유권자들에게 배달되어 참여를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70일 동안 계속되는 이 축제가 ‘실속 없는 잔치’라는 평을 받지 않도록 한인 유권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유권자 등록과 투표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김철수 사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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